"동해냐 일본해냐" 논란 종결되나…IHO '번호' 표기 추진한다

동해 표기 둘러싼 한일 갈등에 S-23 아닌 새 표준 지정
日 '단독표기' 근거 약해져
기술적 우위 큰 韓 설득 가능성 커질 듯
  • 등록 2020-09-21 오후 4:54:05

    수정 2020-09-21 오후 10:08:49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 미술관 사이트 한반도 지도 서비스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동해’(East Sea)와 ‘일본해’(Sea of Japan)를 병기하는 문제가 오는 11월 열리는 국제수로기구(IHO) 총회에서 ‘번호 표기’로 결론날 전망이다.

21일 외교부와 IHO에 따르면 IHO는 오는 11월 16일 화상으로 진행되는 제2차 총회에서 국제표준 해도(海圖)집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비공개 협의 결과 보고서를 보고할 계획이다. 이 보고서에는 동해를 포함해 전 세계 모든 바다와 해양을 명칭정보를 포함하지 않고 고유의 식별 번호(a system of unique numerical identifiers)를 부여하는 S-130을 새 표준으로 지정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경우, 동해와 일본해 모두 국제무대에서 사용되지 않게 되고 일본해라는 표기를 담은 S-23은 IHO 출판물의 일부로서만 남게 된다.

IHO는 일제 강점기였던 1929년 S-23에 동해를 일본해로 첫 공식 표기했으며, 1953년 발간된 제3판에서도 이를 유지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우리 정부는 1997년부터 IHO에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하자고 주장해왔는데, 일본이 반대하며 S-23은 50년 가까이 개정되지 못했다. 2002년 완성된 4차 개정판 최종 초안은 동해 부분을 백지로 남겨뒀을 정도다.

IHO는 이 문제에 대해 2017년 4월 열린 제1차 총회에서 관계국간 비공식 협의를 하고 그 결과를 이번에 보고하도록 했다. 남북한과 일본은 IHO 사무총장 주재로 지난해 4월과 10월에 개최한 두 차례 협의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IHO 사무총장은 이 바다를 지명 대신 고유의 숫자로 식별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IHO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제안에 대해 회원국들의 의견이 대체적으로 긍정적이어서 통과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정부는 IHO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새로운 IHO 표준이 21세기 갈수록 디지털화되는 지리정보 환경에서 사용자들의 필요를 충족하는 데 훨씬 더 효과적일 것”이라며 “사무총장의 제안들을 원칙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일본도 의견서에서 수로 정보를 디지털 환경에 더 적합하게 만들고자 하는 취지를 이해한다며 “IHO 사무총장과 회원국들과 건설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북한 역시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는 전언이다.

보고서가 채택되면 우리 정부의 ‘동해·일본해 병기 운동’은 더욱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일본 정부가 S-23을 이유로 ‘일본해 단독 표기’가 옳다고 주장해왔다면 앞으로는 이같은 근거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 정부 동일한 조건에서 각 정부의 공식적인 지도, 비행기·선박에 지도를 제공하는 기업 등에 동해와 일본해 병기를 요청할 만한 설득력이 더욱 커지는 셈이다.

아울러 새 표준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큰 S-130 경우 디지털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기술적으로 우위를 점한 우리나라에서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1953년 만들어진 해양과 바다의 경계 제3판 동해 부분. 일본해라고 명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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