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의 입' 고민정vs'보수 잠룡' 오세훈…종로 이어 빅매치(종합)

고민정 "운명, 이제 본격적인 싸움 시작"
오세훈 "구민과 고민하며 뛰고 또 뛰겠다"
통합당 "지역 일꾼 뽑는 선거에 오만하다"
나경원 자객도 거론…"유권자들이 심판"
"보수 상징 떨어트려 힘 뺀단 생각" 분석
  • 등록 2020-02-19 오후 5:26:41

    수정 2020-02-19 오후 7:25:33

고민정 전 대통령비서실 대변인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입당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진보·보수 진영 간에 21대 총선 두 번째 빅매치 대진표가 확정됐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자당 소속 추미애 법무부 장관 지역구인 서울 광진을에 고민정 전(前) 청와대 대변인을 전략 공천하기로 하면서다. 제1야당인 통합당은 이미 해당 지역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공천하기로 확정해 놓은 상태다.

여야 잠룡 최대 주자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서울 종로에서 열띤 선거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또 하나의 흥행카드가 마련된 셈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유한국당 1차 공천 신청자 대상 후보자 면접을 위해 대기실에서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결과에 따라 민심이반 직면·차기주자 상실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19일 비공개 최고위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국정운영을 함께해 왔고 국민의 대변인이 될 수 있는 공감정치의 적임자”라며 고 전 대변인 낙점 배경을 설명했다.

고 전 대변인은 당에 결정에 대해 ‘운명’이라고 했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에 이은 자신의 정치권 등판을 ‘운명’이라고 했던 문 대통령의 표현을 따온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고 전 대변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대선캠프 시절 처음으로 유세차에 올라 연설이라는 걸 해본 것도 어린이대공원이 있는 광진, 내가 자란 곳도 광진이다”며 “많은 ‘우연’들이 내 고향 광진으로 향해가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주 오래전부터 운명처럼 내 삶에 예정되어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며 “이제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된다. 대한민국 정치의 희망을 ‘광진을’에서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치열하게 뛰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오 전 시장 역시 SNS에 “이번 선거가 여야의 정책 경쟁을 통한 해법 모색의 장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며 “지금까지 골목과 시장을 누비며 구민과 함께 고민하면서 뛰어왔던 것처럼 최선을 다해 뛰고 또 뛰겠다. 격려와 성원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대통령의 입 역할을 했던 고 전 대변인이 출마함에 따라 광진을은 문재인 정권 국정동력 확보와 정권 심판으로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당 말대로 대통령을 지근 거리에서 보좌했던 참모 중 한 명인 고 전 대변인이 낙선한다면 정권으로서는 민심이반을 직접적으로 실감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야권은 20대 총선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패배한 오 전 시장이 또 낙마한다면 가뜩이나 부족한 차기 인재풀 내 주자 한 명을 상실하는 상황에 맞닥뜨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종로·광진, 서울 전체 영향 주긴 힘들다”

당초 4선의 나경원 통합당 의원 지역구 공천 가능성도 언급됐던 고 전 대변인 출마지가 교통정리 됨에 따라 여당이 서울 동작을에 누구를 투입할지도 주목된다. 민주당 인재영입 인사인 이수진 전 부장판사와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등이 자객으로 거론된다.

통합당은 거물급 야당 인사를 겨냥한 이런 형태의 여당 공천은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벼르고 있는 분위기다.

통합당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야당을 상대로 이런 표적·자객 공천을 한다는 것 자체가 오만”이라며 “지역에 있는 유권자들이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고 전 대변인은 지역일꾼이 아니라 낙하산”이라며 “지역을 대표하는 일꾼을 뽑는 선거에 정치적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한 공천”이라고 날을 세웠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민주당은 자객공천을 통해 이른바 보수의 상징이라는 사람들을 반드시 떨어트려서 힘을 빼겠다는 생각”이라며 “그래야 정국 주도권을 가져온다고 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빅매치가 선거 흥행에 기여할 수는 있다”면서도 “종로나 광진은 인구 분포 다양성으로 볼 때 서울 전체 판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는 힘들다”고 내다봤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광진을과 함께 다른 세 곳의 전략공천도 확정했다. 불출마를 선언한 표창원 의원 지역구인 경기 용인정에는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의혹을 폭로한 이탄희 전 판사를, 경남 양산갑에는 이재영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을 후보로 내기로 했다.

또 문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을 출마가 확정된 김두관 의원의 현재 지역구인 경기 김포갑에는 김주영 전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을 후보로 선정했다. 양산을은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통합당의 전신) 대표가 출마 의사를 나타냄에 따라 전직 경남지사 간 격돌 구도가 성사될지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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