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급감·셧다운 공포… ‘코로나19’ 확산에 철강업계 ‘신음’

올해 북미 철강수요 최대 11% 감소 전망
글로벌 철강사 잇단 가동중단·감산 조치
해외 가공센터들도 잇단 중단에 판매망 흔들
규모 작은 국내 업체는 감산 쉽지 않아 우려
  • 등록 2020-03-31 오후 5:39:11

    수정 2020-03-31 오후 5:39:11

포스코 포항제철소 4고로에서 작업자가 쇳물 출선 후 후속작업을 하고 있다.(사진=포스코 뉴스룸)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유럽 등으로 무섭게 확산하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고심도 커지고 있다. 공급과잉 상태인 철강시장의 글로벌 수요 부진이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해외 각지의 가공센터들마저 잇달아 ‘셧다운’(가동 중단)에 들어가면서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탓이다.

31일 투자자문서비스업체 ‘키뱅크 캐피탈 마켓’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확대로 올해 북미 철강제품 수요는 전년대비 최소 8%, 최대 11%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 철강제품인 판재의 경우 올해 수요가 9.5%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국제 유가 급락, 자동차 공장 폐쇄 등 수요 산업 위축세로 인한 감소다.

글로벌 철강업체들마저도 최근 감산 결정을 내리고 있다. 글로벌 1위 철강업체 아르셀로미탈은 이달 중순 미국 인디애나에 위치한 고로 4기의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앞서 이 회사는 독일에서도 브레멘, 보트로프, 아이젠휘텐슈타트 등 3개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고 이탈리아에선 타란토 공장의 25% 감산을 결정한 상태다. 미국 철강업체인 US스틸도 다음달부터 인디애나주 소재 공장내 고로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 최근의 철강 시황 악화로 신용평가사 S&P는 US스틸의 신용등급을 기존 ‘B’에서 ‘B-’로 한 단계 강등시키면서 올해 이 회사의 실적에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각국 정부의 행정명령에 따라 국내 업체들의 현지 가공센터들이 잇달아 셧다운되는 상황도 악재다. 실제 포스코는 이탈리아 스테인리스 가공센터를 다음달 3일까지 가동 중단하며 인도, 동남아 등 4곳의 가공센터들도 이달 31일까지 문을 닫기로 했다. 현대제철 역시 다음달 10일까지 미국 앨라배마 강판 가공센터 가동을 중단했고, 인도에서도 가동을 멈춘 상태다.

최악의 상황을 맞은 국내 철강업계의 속은 타들어 가고 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아르셀로미탈 같은 대형 업체들의 경우 ‘규모의 경제’가 확보된 상황이라 경제성이 낮은 소규모 고로의 경우 일시적인 가동 중단이 가능하지만 이에 비해 규모가 작은 국내 철강업체들의 경우 가동 중단은 물론 감산 자체가 쉽지 않다”며 “현대제철만 하더라도 고로가 3기 뿐인데, 국내 철강업체들 입장에선 글로벌 업체들처럼 당장 감산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로의 경우 고로와 달리 비교적 쉽게 가동 중단과 재가동을 조정할 수 있다. 하지만 고로는 가동을 한 번 멈추게 되면 정상적인 수율로 끌어올리기 힘든 특성이 있다. 때문에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업체들은 현 시점에선 감산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다만 포스코의 경우 오는 5월 말까지 총 9기의 고로가 있는 광양제철소의 정기보수가 진행되면서 자연 감산 효과를 볼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의 경우 강관사업부 매각 등 자체적으로 비핵심 사업을 구조조정하는 식으로 자구책을 마련 중이다.

해외 가공센터들의 셧다운도 장기화될 경우 문제가 커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철강 가공센터는 90일 이상의 재고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각국 가공센터들의 셧다운이 한달 이상 장기화될 경우 영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이나 자동차처럼 최종 소비자들에게 가는 제품의 경우 조립공장이 셧다운 되면 손실과 직결되지만 철강업계 가공센터는 물류센터에서 철강제품을 갖고 있다가 가공하는 것이어서 바로 손해로 잡히는 게 아니다”며 “아직은 큰 영향이 없지만 셧다운이 확산될 경우는 분명 악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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