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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과 중국이 어렵게 합의한 1단계 무역협정 이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으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CNBC는 28일(현지시간) 무역분석업체 판지바 리서치 보고서를 인용, “중국은 미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에서 2021년까지 2017년 대비 88.3% 증가한 수입품을 구매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우한폐렴으로) 중국 내 수요 위축 또는 중단 사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미국 상품시장에서 대두(콩) 가격은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옥수수, 밀, 석유, 식물성 기름 가격도 동반 급락 했다. 우한폐렴 확산으로 중국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우한폐렴으로 중국 주요 항만과 수송망이 폐쇄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점도 미국과 약속한 구매 계획을 이행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싱가포르의 원자재·에너지 분야 분석기관 스탠다드앤드푸어스 글로벌 플래츠의 안드레이 아가피는 “일부 도시와 마을이 폐쇄되면서 사람은 물론 농산물 이동도 어려울 것”이라며 “도축장으로 가야 할 돼지 등이 제대로 운송되지 않고 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반대로 발병 진원지인 우한을 비롯해 폐쇄된 지역에 공급망을 둔 업체들로부터 물건을 수입하는 미국 기업들 역시 충격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한을 성도로 두고 있는 후베이성 일대는 장쑤성 일대와 더불어 중국 내 제조업 허브로 꼽힌다. 미국 수입업체들과 거래하는 협력업체들이 다수 위치해 있다.
이에 따라 우한폐렴이 중국 내 아이폰 생산량을 올해 10% 늘리려던 계획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닛케이 아시아 리뷰는 전망했다. 애플 협력업체로 잘 알려진 폭스콘의 경우 이 지역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미국으로 수입하고 있으며, 수입 규모 기준 상위 5개사 중 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