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만들 순 없을까. 글로벌 투자 업계의 ‘큰 손’들은 주식·채권 외 대체 투자 분야에서 향후 주목해야 할 분야로 ‘먹거리, 부실채권, 세컨더리 거래’ 등을 꼽았다. ‘뜨는 산업’에 투자하고 ‘지는 산업’의 알짜 자산을 싸게 사들이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먹거리·부실채권 등 ‘역발상 투자전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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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교역 등이 어려워지며 글로벌 식품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다. 타이 린 대표는 “이는 반대로 생각하면 식품 산업에 상당한 추가 투자가 필요하고 투자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가 주목하는 시장은 ‘아시아’다. 타이 린 대표는 “아시아 식품 시장은 올해 약 4조 달러에서 10년 후인 2030년 8조 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라며 유기농·건강 기능 식품 등 웰빙 식품 산업의 고속 성장에 주목하라고 권유했다.
코로나19로 기업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 등이 활발해지며 헐값에 NPL 등 채권을 사들일 기회가 많아질 것이란 얘기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코닌 탐 PE부문 공동대표도 “향후 몇 년간 세컨더리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이라며 “경기 둔화기에 세컨더리 거래를 통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세컨더리 거래는 사모펀드(PEF)·벤처캐피탈(VC) 등이 투자해 보유 중인 지분을 다른 투자자에게 파는 것이다. 쉽게 말해 사모펀드끼리 주식·지분을 사고파는 손바뀜이 일어나는 셈이다.
코닌 탐 공동대표는 “세컨더리 거래의 지난 20년 치 실적을 보면 이 전략을 통해 안정적으로 고수익을 창출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특히 경기 둔화기에 좋은 투자 포지셔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보유 지분 매각에 나서는 공급자가 많아지면 좋은 기업 지분을 싸게 매입할 수 있는 수요자 우위 시장이 조성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코로나19로 산업변화 빨라져…신성장 업종에 공격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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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철 H&Q 코리아 공동대표는 “코로나 이후 국내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 속도가 빨라졌다”며 “언택트(비대면)와 바이오, 제약 업종이 각광받는 등 산업의 변화가 빨라지면서 많은 투자 기회가 생기고 있다”고 했다. 임 공동대표는 “PEF도 과거와 달리 기업의 전망과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를 검토하고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알짜 제조업체 등도 함께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홍원호 SV인베스트먼트 대표도 “연초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했을 때만 해도 많은 VC들이 투자를 보류하자는 분위기였다”면서 “올해 투자가 굉장히 위축될 거라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VC쪽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올해 하반기 시장 패러다임을 바꿀 업체들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종현 국민연금공단 투자정책전문위원장은 “사모 대체 투자의 가장 큰 특징은 자유로움”이라며 “국민연금도 대체 투자 비중을 늘리는 등 새로운 사모 대체 투자에 대한 기대가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