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원할 때 우주로 나아갈 발판 마련…'우주 독립시대' 활짝

위성 분리까지 모든 절차 성공적으로..교신도 성공
두 차례 연기하는 우여곡절도..날씨 도와
3시 59분 59.9초 점화..위성 분리후 박수 갈채 나와
  • 등록 2022-06-21 오후 7:20:07

    수정 2022-06-22 오전 7:38:34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21일 오후 3시 59분 59.9초에 이륙한 국산 로켓 누리호가 우주비행에 성공했다. 작년 발사에서 ‘미완의 성공’을 거둔 아쉬움을 딛고 목표로 했던 성능검증위성과 위성모사체를 태양동기궤도(700km)에 성공적으로 보냈고 남극 세종기지와의 교신까지 성공하면서 대한민국 우주개발사를 새로 썼다.

누리호(KSLV-II)는 순수 우리 기술로만 만들어진 한국형 발사체다. 8년 전의 나로호는 러시아 기술로 만든 엔진으로 발사했다. 누리호는 심장 역할을 하는 엔진뿐 아니라 설계, 제작, 시험, 발사 운용 등 모든 과정을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했다는 점에서 진정한 ‘우주 독립’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받는다.

닷새 동안 긴박한 조치 이뤄져

이번 발사는 닷새 동안의 긴박한 조치를 딛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누리호는 앞서 지난 15일 발사를 목표로 했지만, 강풍으로 발사일이 하루 미뤄졌다. 기립 이후 점검 과정에서 다시 1단부 산화제탱크 레벨센서에서 문제를 확인하면서 발사가 미뤄졌다. 원인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리는데다 센서 자체를 교체할 경우 1,2단 분리를 해야 해서 23일까지로 예정된 발사예비일을 맞추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장마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경우 가을까지 미뤄야 했다. 두 차례 연기가 이뤄지면서 연구자들은 의기 소침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다행히 항우연 연구진들이 17일까지 문제를 확인했고, 주말에 거쳐 문제를 빠르게 보완하면서 21일 발사가 추진될 수 있었다. 장마는 변수였다. 발사당일에는 비가 다소 내릴 것으로 예보됐지만 20일 늦은 저녁 발사관리위원회의 확인 결과 강수 가능성이 적고, 바람도 잔잔할 것으로 확인되면서 발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쾌청한 하늘에 응원 열기 뜨거워져

21일 다시 찾은 나로우주센터는 기상청 예보대로 구름이 없고, 화창했다. 기온 23도에 바람은 초속 4m로 잔잔하게 불면서 발사하기 좋은 기상 조건이 만들어졌다. 오태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이날 오전 프레스센터를 찾아 “원활하게 점검이 이뤄졌고, 모든 상황이 좋다”며 “‘진인사대천명’의 심정으로 성공을 기원하고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며 순조로운 발사 준비 작업을 알렸다.

이후 추진제 충전 등 발사 준비 작업이 이뤄지면서 비행 방향 중심으로 해상은 좌우 12㎞(폭 24㎞), 길이 78㎞ 안쪽이 통제됐고, 공역은 좌우 22㎞(폭 44㎞), 길이 95㎞ 안쪽이 통제됐다.

온라인에서도 국민의 응원 열기는 뜨거웠다. 네이버 포털에는 ‘누리호, 두 번째 도전을 응원합니다’라는 응원글이 게재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함께 마련한 유튜브 중계방송에는 발사시각 발표 전부터 7만 명이 넘는 시청자들이 들어와 채팅으로 응원 메시지를 계속 올렸다. “누리호 이번엔 꼭 성공하길”, “(우주를) 누리리라”는 반응들이 눈에 띄었다. 고흥우주발사전망대 등에도 시민의 발길이 이어지며 역사적인 여정을 함께 했다.

오후 2시반 다시 발사시각이 오후 4시로 확정되면서 추진제 주입 등 발사 준비절차가 시작됐다. 작년 발사에서 발사대 하부의 밸브 점검 과정에서 추가 시간이 소요돼 한시간 가량 발사시각이 지연됐던 것과 달리 목표로 했던 시각에 발사가 추진됐다.

최종적으로 발사체 정상을 확인한 뒤 발사 준비는 예정대로 착착 진행됐다. 이날 2시 27분께 연료충전을 마친뒤 오후 3시 2분께 산화제 충전까지 끝냈다. 발사대 기립장치 철수가 철수됐고, 발사 10분전인 3시 50분부터 컴퓨터가 발사를 통제하는 발사자동운용(PLO) 절차가 이뤄졌다.

숨죽이며 지나간 15분의 역사적 비행

“엔진 점화, 이륙, 누리호가 발사되었습니다.”

발사자동운용(PLO)으로 발사준비가 끝나고 오후 3시 59분 59.9초 1단 엔진이 자동 점화하며 추력 300톤에 도달했다. 발사대 아래쪽에서는 하얀 수증기가 뿜어져 나왔다. 누리호를 붙잡고 있던 고정장치가 해제되면서 엄빌리칼 플레이트와 분리된 누리호는 굉음을 내면서 이륙했다. 누리호의 진동이 나로우주과학관에 마련된 프레스센터까지 고스란히 전해졌다.

누리호가 발사된 지 약 2분이 지나자, 고도 62㎞에서 1단 로켓이 분리됐다. 1·2·3단 로켓 사이에 장착된 폭약이 적절한 시점에 터지면서 문제없이 단을 분리해야 하는 과정을 넘었다. 4기의 엔진이 한몸처럼 작동하는 ‘클러스터링’ 기술도 지난 발사처럼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가속을 시작한 누리호는 이륙 227초후 고도 202km에서 성능검증위성과 위성모사체를 덮고 있는 페어링(위성덮개)을 분리했다. 이어 고도 273km에서 2단을 분리했다. 발사 875초후에는 고도 700km에서 성능검증위성을 분리했고, 위성모사체 분리까지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누리호가 역사적인 우주 비행에 성공한 것이다. 위성 분리에 성공하면서 곳곳에서 박수갈채도 터져 나왔다.

내년초 차세대소형위성 2호 싣고 도전

클러스터링 기술에 이어 작년 발사에서 3단 엔진의 조기연소 종료의 원인이었던 산화제탱크도 정상적으로 기능했다. 이번 발사에서 말썽을 일으켰던 레벨센서까지 정상적으로 기능하면서 누리호는 두 번째 도전만에 성공적인 비행을 하게 됐다.

결과 브리핑에 나선 항우연 관계자, 정부 관계자의 표정은 누리호의 성공으로 밝았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누리호의 성공으로 우리땅에서 우리손으로 우리발사체를 우주로 보내는 일곱 번째 나라가 됐다”며 “앞으로 누리호 반복발사를 통해 신뢰도와 안정성을 노피이고, 달궤도선을 비롯해 국제 유인탐사에도 적극 참여해 우주개발 역량을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이번 성공으로 우주까지 갈 수단을 확보하게 됐다. 2030년 이후 국산 로켓으로 달착륙까지 이뤄내겠다는 꿈에도 조금씩 다가가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연구자들의 성과를 격려하며 우주 분야에 대한 체계적 지원을 약속했다.

이번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는 앞으로 국내 기업이 주관해 네 차례 반복발사를 통해 우주 체계기업으로서의 역량을 키우게 된다. 이번에 일부(168kg)만 성능검증위성만 실었던 것과 달리 차세대소형위성 2호 등 탑재중량(1.5톤)에 해당하는 위성을 실어 우주로 보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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