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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로빈후드는 이늘 리빗캐피털, 아이코닉, 세쿼이아, 앤드리슨 호로위츠 등 기존 주주들로부터 추가로 24억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달 29일 10억달러를 조달한데 이어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추가 자금을 수혈한 것이다. WSJ은 “로빈후드의 총 조달금액 34억달러는 이 회사가 2013년 설립된 이후 8년 동안 유치한 전체 투자액보다 많다”고 설명했다.
제이슨 워닉 로빈후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자금 조달은 우리가 보아 온 놀라운 성장과 플랫폼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빈후드 역시 “이번 투자금으로 시스템을 향상시키고, 더 많은 사람이 금융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도록 관련 상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빈후드가 이처럼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개미 투자자들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로빈후드는 수수료 무료 정책 등으로 개미 투자 열풍을 주도했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 로빈후드가 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 폭증한 거래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특히 미 증권정산소(NSCC)가 요구한 30억달러 규모의 의무예치금을 마련, 거래 제한 조치를 해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 소식통은 부연했다.
이번 자금 조달로 관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지만, 같은 이유로 로빈후드의 이번 투자 유치가 꼭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소식통의 설명대로라면 성장을 위한 투자보다는 거래 제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궁여지책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로빈후드가 대형 헤지펀드 자본의 압력 때문에 거래 제한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증권정산소가 30억달러로 높였던 예치금을 다시 7억달러로 낮춘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온라인 채팅 앱 클럽하우스에서 블래드 테네브 로빈후드 공동창립자에게 “시타델캐피털 등 헤지펀드를 위해 주식 거래를 제한한 것이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테네브 설립자는 “그런 소문은 거짓이다. 시타델캐피털은 이번 일과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래 제한에 분노한 개미 투자자들은 로빈후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미 전역에서 최소 33건의 집단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빈후드가 소비자보호법과 증권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다. 주요 고객층의 반발이라는 점에서 로빈후드에겐 부담이 되고 있다.
이처럼 회사를 둘러싼 악재들이 겹치면서 오는 5월을 목표로 추진해오전 로빈후드의 기업공개(IPO)도 불투명해졌다고 미 언론들은 내다봤다. 지난해 9월 기준 기업가치 117억달러 평가를 받은 로빈후드는 올 상반기 기대를 모았던 IPO 유망 종목 중 하나로 꼽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