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스타트업 목표가 대기업이라면 그건 틀렸다”

26일 스타트업 행사 참석해 강연
이날 깜짝 방문으로 행사장 술렁
공유업체 그랩 투자 일화도 공개
“스타트업 투자, 규제 막혀 쉽지 않아”
  • 등록 2019-06-26 오후 11:09:09

    수정 2019-06-26 오후 11:09:09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스파크랩 13기 데모데이 행사에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사진=스파크랩).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스타트업의 목표가 대기업이 되는 거라면 그건 틀린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스파크랩 13기 데모데이 행사에 강연자로 나서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스타트업 멘토를 자처한 최 회장은 “(스타트업은) 스피드를 항상 이용할 수 있다”며 “나라면 그걸 이용해 전략을 짜 보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상생, 스타트업 규제 등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해 주목을 받았다. SK그룹이 스타트업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묻는 질문에는 “SK그룹이 가진 데이터를 스타트업에 제공하면 오픈이노베이션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방적으로 줄 수만은 없지만, 우리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을 고민하면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스타트업이라면 누가 내 솔루션을 살지 생각해 보겠다”고도 했다. 그는 “타깃을 만들어 맞춰 나가면서 타깃 고객과 관계를 맺을 것”이라면서 “무엇인가 만들 때 내가 좋은 것과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말고 이걸 누가 살지를 고민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막고 있는 규제 얘기도 꺼냈다. 최 회장은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력 생태계가 잘 만들어질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그는 “성공할 만한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싶어도 (지분이) 20%가 넘으면 대기업으로 분류돼 SK그룹 계열사가 돼 규제 대상에 오른다”며 “투자를 마음대로 할 수는 없다.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잘 말씀해 달라”고도 말했다.

최 회장은 ‘동남아의 우버’라고 불리는 승차공유업체 그랩에 대한 투자 일화도 공개했다. 그는 “우연히 만난 안소니 탄 그랩 대표가 SK쪽 투자를 꼭 받고 싶다고 했지만 내부 검토 결과 거절 의견이 나왔다”며 “이 때문에 경영진을 다시 한번 설득했다. 당시에는 마지못해 투자한 느낌도 있었지만 현재는 좋은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디지털로의 전환 추세와 관련해 스타트업뿐 아니라 기존 제조업까지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전통적인 굴뚝 사업도 디지털화 해야 한다”며 “과거 공급자로서의 생각이 아니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사고로 전환해야 한다. 전통 산업을 디지털로 전환하는데 기술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최태원 회장은 깜짝 등장했다. 당초 행사 일정에는 그의 등장이 전혀 예고되지 않아 강연에 들어설 때는 행사장이 술렁이기도 했다. 스파크랩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의 등장은 너무 극비여서 일부 내부 관계자 외에는 전혀 몰랐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이한주 스파크랩 공동대표와 시카고대 동문이다. 지난해 6월 스파크랩 시카고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기도 했다. 스스로도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아 투자는 물론 스타트업 육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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