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위워크 실패에 단호해진 손정의…"투자처 구제, 더이상 없다"

소프트뱅크, 우버·위워크 혼란에 14년만에 적자
위워크 100억달러 추가출자에 "평단가 내리기 위한 것" 해명
"기업가치 미래 FCF로 판단할 것"
"벤처 투자 10이면 10 다 성공 어려워…굳건히 가겠다"
  • 등록 2019-11-06 오후 7:50:21

    수정 2019-11-07 오후 5:22:43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6월 3분기 결산 기자회견장에서 굳은 표정으로 청중을 바라고 있다. 이날 소프트뱅크는 비전펀드의 9000억엔에 달하는 평가손으로 14년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사진=AFP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더 이상 예외는 없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6일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투자처가 적자에 빠졌다고 해서 이를 구제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투자처의 적자를 앞으로 소프트뱅크나 비전펀드가 메워주는 일은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손 회장은 앞으로 5~7년 이내에 순이익을 낼 수 있는 기업에 대해서만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의 투자 기준은 오직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이라며 “스타트업의 특성상 당장 순이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에 비즈니스 모델이 5~7년 안에 구현된다는 가정 아래서 FCF이다”라고 강조했다.

◇비전펀드 손실에 소프트뱅크, 14년만에 적자


세계최대 벤처투자펀드인 비전펀드를 출범시키며 알리바바·우버·디디추싱 등 세계적인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을 발굴한 손 회장이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이날 기자회견은 소프트뱅크 그룹이 올해 3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7001억엔(약 7조 4420억원)의 손실을 내며 14년 만에 분기별 적자를 기록했다는 발표를 한 뒤 곧바로 이어졌다.

소프트뱅크 본업에서의 매출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지만 ‘비전펀드’에서의 손실액이 9702억엔에 달하며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지난달 기업공개(IPO)에 실패한 위워크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470억달러의 평가가치를 받던 공유 오피스 기업 위워크의 가치는 불과 몇 개월 만에 기업가치가 100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일각에서는 위워크 가치는 ‘제로’(0)라는 혹평도 나온다.

여기에 상장한 우버·슬랙 등 기업 등 주가로 하락세를 타면서 비전펀드의 투자가 정말로 비전이 있는 투자인지 의구심을 가지는 목소리가 커졌다. 손 회장 자신도 이날 실적을 가리키며 “지난해 흑자와 동일한 적자를 기록했다”며 “너덜너덜해졌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95억 구제금융 패키지…본질은 위워크의 구제가 아니다”

당장 위워크의 상장 실패에 따른 손실보다 더 후폭풍이 컸던 것은 투자처를 선택하는 손 회장의 안목에 대한 우려다. 이번 위워크 투자 역시 창립자였던 아담 노이만에 대한 손 회장의 신뢰가 무엇보다 크게 작용했다.

특히 상장 실패 후 자금난에 빠진 위워크에 소프트뱅크가 총 95억 달러의 구제금융 패키지를 결정하면서 손 회장이 실패를 인정하지 못하고 아집을 부린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이에 대해 손 회장은 “우리가 하고 싶었던 것은 위워크의 구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자신들이 위워크의 주가를 너무 비싸게 샀다는 판단 아래 평균매수단가를 내리기 위한 조치였다는 것이다.

손 회장은 “이미 소프트뱅크는 내년 4월에 15억달러의 추가출자가 예정돼 있는 상황이었다”며 “이번 조치로 평단은 4분의 1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마르셀로 클라우어의 지휘 아래 빌딩 신규 계약을 전면 중단, 구조조정을 통해 1년 반 아래 흑자로 돌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야후, 스프린트 등 어려운 기업들을 실제 재건한 경험이 있다”며 “위워크에 대한 추가 투자는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에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손 회장은 이날 위워크에 대한 투자 실패 자체는 부정하지는 않았다. 기업 가치를 과도하게 평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손 회장은 “변명은 않겠다. 반성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워크의 가치를 왜 이렇게 높게 봤느냐의 질문에 대해서도 “당시 다른 투자처도 비슷하게 평가해 그 흐름에 휩쓸린 측면이 있다”며 “아담 노이만에 대해서도 과대한 평가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인정했다.

“반성한다, 그러나…”

손 회장은 이번 위워크 투자 실패가 비전 펀드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역대 최악의 적자이지만 소프트뱅크 그룹의 주주 가치는 1조 4000억엔 증가했다는 것이다. 그는 “보유주식에서 순부채를 뺀 주주 가치는 22조 4000억엔으로 과거 최대”라며 “반성하지만 위축되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히려 세계 5000개 벤처투자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3%이며 비전펀드의 수익률은 이보다 2배 넘게 높다고 강조했다. 또 벤처 투자의 특성상 10개의 투자처가 모두 성과를 낼 수 없으며 언제든지 제2, 제3의 위워크가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그에 비견하는 성공사례가 나오기 때문에 전체적인 수익률에서는 충분한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는 설명이다.

비전펀드 2호 등 출범 역시 예상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규모 역시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소프트뱅크는 1080억달러 규모의 2호 펀드를 설립한다고 지난 8월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위워크 상장 실패 후 비전펀드의 주요 투자처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서 ‘텅 빈 관중’ 연설을 했다는 등 영향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점에서 과연 이 정도 자금 모집력을 발휘할 수 있을 지 시장의 의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손 회장은 “투자자들이 신중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자 의향을 보여주거나 새롭게 투자하겠다는 투자자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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