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톤수 제한이 호주 호위함 수출 발목…글로벌 기준으로 바꿔야"

국회서 함정 사업 발전적 추진 방향 모색 토론회
"호주, 충남함 보다 큰 배 희망…실전배치 배만 요구"
"작전 효율화 및 수출 활성화 위해 글로벌 톤수 도입해야"
"K함정 5년 내 300억 달러 수출 전망…원팀 구축 절실"
  • 등록 2025-02-04 오후 6:08:04

    수정 2025-02-04 오후 6:48:16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K함정이 주목받는 가운데 수출 주도형 함정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배수량 제한을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우리 해군이 운용하는 함정과 외국군이 요구하는 함정 간 규모 격차가 있어서 수출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최태복 상무는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서일준·유용원 의원 주최로 열린 ‘함정 사업 발전적 추진 방향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최 상무는 호주 호위함 수출 실패 사례를 언급하며 “3600톤(t) 규모 충남함급 호위함을 구매하려는 국가는 실제 해군에 인도돼 실전배치 된 모델을 요구한다”면서 “우리가 만든 3600t 이상의 함정도 만들어 납품할 수 있다고 했지만, ‘종이배’는 원하지 않는 답을 받았다”고 전했다. 호주는 우리 충남함급 호위함 보다 더 큰 함정을 요구했지만, 이를 충족하는 설계도 만으로는 대한민국 함정을 선택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전달받았다는 설명이다.

구축함 강감찬함이 해상 실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해군)
우리 해군은 호위함과 구축함(DDH-Ⅰ)은 3000톤급, 차기 구축함(DDH-II)은 4000톤급, 이지스구축함(DDG-I)은 7000톤급, 차기 이지스구축함(DDG-II)은 8000톤급으로 톤수를 규정하고 있다. 예산 등의 문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상무는 “톤수가 작으면 대양 작전 지속성이 떨어지고 미래확장성도 결여된다”면서 “무기체계와 탑재 장비들은 해가 다르게 바뀌는데 현재 톤수에 묶인 함정으로는 확장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해상 작전은 함정 단독 작전이 아닌 해상작전헬기와 함께 하는데, 우리 호위함은 넓지 않아 항공기 운항에 어려움이 있다”며 “글로벌 기준으로 톤수를 키워야 승조원의 효율적 작전이 가능하고, 수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미군 함정에 대한 보수·수리·정비(MRO) 사업이 연간 20조원 규모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한국 방위산업계가 MRO 사업을 수주해 신뢰성을 인정 받으면 앞으로 30년 간 진행될 300척의 미국 전투함 건조사업 수주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유 의원은 “국내 업체의 군함 건조 속도와 효율성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며 “한국에서 이지스구축함 1척을 건조하는 데 약 18개월이 걸리고 비용은 약 8억달러(약 1조2000억원)로, 미국에서는 동일한 함정을 건조하는 데 약 28개월이 걸리고 비용은 약 16억달러로 2배 이상”이라고 분석했다.

또 오지연 방위사업청 함정총괄계약 팀장은 한국이 5년 이내 약 300억달러(약 44조원) 이상 규모의 함정 수출을 전망하면서 ‘K-조선 원팀’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 김호중 상무도 “글로벌 함정 수출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제도적 지원 등이 필요하고, 수출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국내 업체간 긴밀한 협력이 필수”라면서 “정부에서는 안정적 함정 생산 기반을 구축하고, 정부-업체 유관 이해관계자간의 협의 총괄과 조율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출처=방위사업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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