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재계에 따르면 글로벌 CVC 투자금 총액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13년 106억 달러에서 2018년에는 53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고, 같은 기간 투자 건수는 1029건에서 2740건으로 5년새 약 38% 증가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국에선 대기업이 국내에 CVC를 설립할 길이 막혀 있었다. CVC가 금융회사로 분류돼 금산분리 원칙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잦았다. SK는 미국 현지법인 SK텔레콤아메리카(SKTA)을 통해 300억원 규모 투자 펀드를 조성해 운영 중이다. LG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설립해 미래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유정주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제도팀장은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 그동안 투자가 막혀있던 대기업 지주회사들의 CVC 설립이 잇따를 것으로 본다”며 “그렇게 되면 벤처기업 활성화는 물론 대기업들도 신성장동력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그러면서 “건전한 벤처 생태계를 만들고자 하는 민간의 영역을 넓혀주는 조치”라고 환영했다.
김현수 대한상공회의소 기업정책팀장도 “우리나라 주력 산업은 반도체를 제외하곤 수십년째 정체된 상태”라며 “대기업 CVC 설립이 허용되면 신성장동력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수 있게 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니콘기업(비상장 기업가치 1조원 기업)들이 대부분 외국계 자본의 투자를 받는다. 이는 국내 펀드들이 충분히 크지 못하기 때문이다. CVC 같은 대기업 자본이 들어와야 스케일업 투자가 가능해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CVC 도입은 민간 자본의 유입을 통해 신산업 육성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