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한국외국어대 본관. 앳된 얼굴의 학생 6명 사이에 어색한 공기가 감돌았다. 과 학생회장의 진행으로 한 명씩 자기소개를 시작하면서 침묵이 깨졌다. 이 학교 노어과 20학번 신입생들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의 강의를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바람에 1학기가 끝나고서야 처음으로 과 동기에게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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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들은 도서관과 학생식당 등 캠퍼스 이곳저곳을 누비며 강의실 찾는 법부터 각 건물의 번호, 주요 시설 등을 안내 받았다. 예정대로라면 올해 2~3월 진행했어야 할 새내기배움터와 오리엔테이션 등이 방학이 돼서야 이뤄지는 셈. 이미 학기 초 서면으로 학교 안내가 나가긴 했지만 실제 학교에 올 일이 없는 학생 입장에선 큰 의미가 없었다.
학생들은 연신 고개를 돌려대며 앞으로 본인들이 이용하게 될 건물들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살폈다. 김수현(19) 학생은 “6월에 학교를 잠깐 들리긴 했지만 구석구석 돌아볼 순 없었다”며 “수험생 때부터 대학에 가면 도서관에서 공부해보고 싶은 기대가 컸는데 오늘 직접 와보니 얼른 와서 이용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2학기에도 정상적인 캠퍼스 생활을 장담할 수 없다는 데 대한 걱정과 아쉬움도 큰 상황이다. 실제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많은 대학들이 2학기에도 비대면 강의를 병행하기로 발표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할 경우 1학기 초와 같이 전면 비대면 강의를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이규화(21) 한국외대 노어과 1학년 학생은 “2학기엔 도서관 이용이나 동아리 활동 등 캠퍼스 생활을 자유롭게 하고 싶다”면서도 “방역 문제를 무시할 수 없는 만큼 무작정 대면 강의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우려했다. 조기호(20) 학생도 “과방도 가보고 동아리활동도 해보고 싶었는데 코로나19가 계속 된다면 남학생의 경우 캠퍼스 생활도 못 해보고 군 입대를 하게 돼 속상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