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코로나 이어 폭력시위에 떠는 美…질주하던 증시 재추락 가능성

美사업주들, 잇달아 하소연…"코로나19 이어 약탈·방화, 이중고"
전문가들 "시위, 경제에 마이너스…뉴욕증시 20% 후퇴 가능성"
일각 "전형적 '허리케인' 형태 충격…재건 과정 성장률에 도움"
  • 등록 2020-06-03 오후 8:58:12

    수정 2020-06-03 오후 9:36:35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백인 경찰의 강압행위로 흑인 남성이 사망하면서 촉발된 미국의 반(反) 인종차별 시위가 약탈·방화 등이 난무하는 사실상의 ‘폭동’으로 변질하면서 40여 개 대도시가 다시 문을 꽁꽁 걸어잠그고 있다. 코로나19발(發) 봉쇄 조처가 잇달아 풀리면서 한껏 달아오른 경제 정상화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미 경제의 반등 속도가 더욱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면 이번 사태로 인한 물질적 피해가 되레 향후 복구 과정에서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사업주 “경제 재가동 아닌 ‘재시공’해야 할 판”

CNN방송·폭스뉴스·CNBC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폭동은 뉴욕과 시카고, 로스앤젤레스(LA) 등 동서부 주요 대도시를 가로지르며 파괴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 사업주들은 8일째 매일 아침 깨진 유리조각과 약탈당한 제품박스 등을 치우고 벽에 쓰인 낙서를 지우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수도 워싱턴DC 인근 가구 전문 체인인 랜덤 하베스트 홈의 베스 아버그 사장은 “코로나19와 폭동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 사태로 3곳의 체인점을 두 달 이상 문 닫았던 그는 “다시 문을 열려고 하는 지금, 완전히 새로운 상황에 직면했다”고 했다. 아버그 사장은 약탈에 대비하기 위해 2000달러를 들여 점포마다 방벽을 설치했다고 한다.

소상공인 이익단체인 다운타운 시애틀협회의 대변인인 제임스 시도는 “소매업자들이 단계적 경제 재가동 메뉴얼에 따라 영업 재개를 준비하고 있는 와중에 이번 사태가 터졌다”며 “기업들은 경제 재가동이 아닌 재시공에 나서야 할 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조지아주 레스토랑협회 회장인 카렌 브레머는 “이번 피해는 우리의 경제 회복에 더 많은 장애물을 만들었다”고 토로했다.

아예 업소를 옮기는 안전지역으로 옮기는 사업주들도 늘었다.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 위치한 자전거 전문점 밸런스 바이시클의 사장인 그레그 마일프스키는 “가게에서 울리는 경보를 듣고 뛰쳐나갔을 땐 이미 약탈자들이 자전거들을 끌어내고 있는 상황이었다. 나는 컴퓨터 서버를 들고 나오는 것 외에는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다”며 “가게를 옮길 예정”이라고 했다.

그나마 보험이 있는 사업주는 다행이다. 애틀랜타에 있는 빅 데이브의 치즈스테이크 사장인 릭 헤이스는 “레스토랑 내 유리창 4개가 파손됐지만 보험에 들어둔 덕에 곧 영업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은 코로나19 사태를 막 지나온 상황이어서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내 주변에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흑인 사업주들이 걱정된다”고 했다.

사진=AFP
◇美증시 최대 20% 후퇴 가능성…2Q 성장률 더 악화

폭도로 변질된 시위대의 약탈은 미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스리쿠마 글로벌 스트래티지스의 코말 스리 쿠마 회장은 “단기적, 장기적 모두 경제에 마이너스”라며 “2분기 성장률에 몇 % 더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월가의 주요은행들은 코로나19 사태에 폭력시위까지 겹치면서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성장률)이 마이너스(-) 40%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심리다. 코로나19 사태에 더해 이미 폭력적 약탈을 목도한 사업주들이 가게 문을 열길 꺼릴 수 있다는 얘기다. 쿠마 회장은 “향후 몇 개월이 아니라 1~2년 후에도 가게 문이 열리지 않을 수 있다”며 “(경제 재개는) 더 신중해지고, 더 지연될 것”이라고 했다.

경제 정상화 기대에 힘입어 악재를 뚫고 ‘질주’ 중인 뉴욕증시도 폭력시위가 올여름 내내 지속하는 등 장기화한다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BTIG의 주식·선물 전략 대표인 줄리언 에마누엘은 “광범위한 시위는 올해 시장이 직면하고 있는 불확실성 메뉴를 더했다”며 “투자자들은 15~20%의 주가 하락에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RBC의 미국 주식전략가인 로리 칼바시나는 “이번 달 미·중 갈등과 함께 시위에 따른 사회적 불안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현 상황이 향후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뉴욕에 본사를 둔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의 경제 책임자인 닐 듀타는 “지금이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미 경제가 폭동 이후 도시 재건 등을 통해 회복세를 보일 수도 있다”고 했다. 두타는 “이번 사태는 전형적인 허리케인 형태의 충격”이라며 “부(富)의 파괴는 반드시 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재건 과정은 확실하게 성장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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