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10시 경북 A고의 김모 교사가 취재진을 학생으로 두고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시작했다. 오는 9일 고3·중3을 시작으로 단계적 온라인 개학을 하기에 앞서 교육부가 마련한 온라인 수업 시연 시간이었다.
이날 수업 내용은 `전특작 재배 작물의 파종육묘`였다. 농업계 특성화고인 A고의 정규 수업을 그대로 진행했다. 김 교사는 경북에 있는 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했고 취재진은 정부세종청사나 서울시교육청 등에서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통해 수업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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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소리 안 들려 PC-스마트폰 왔다갔다 `진땀`
문제는 수업에 입장한 이후였다. 생각보다는 화상회의 프로그램의 화면 구성이나 기능이 한 번에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수업 자료를 띄우는 화면과 화상 화면 분할을 어떻게 조정하는 것인지, 채팅창은 어디에 있는지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평소 이용하지 않았던 학생이나 초등학생 저학년이라면 첫 이용에 어려움을 느낄 법도 했다.
화면 구성을 살피는 사이 이미 수업이 시작됐지만 소리가 들리지 않아 눈치 채지 못했다. 채팅을 통해 “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이 맞냐”고 물었지만, 이미 수업에 집중한 교사는 채팅창에 올라온 질문을 알아채지 못했다. 홀로 온갖 설정을 건드리고 테스트 했지만 여전히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결국 급히 스마트폰으로 옮겨간 뒤에야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는 사이 수업 앞부분 10분 이상을 듣지 못하고 말았다. 몇몇 기자도 스피커가 들리지 않아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
마이크 켜자 TV소리 등 온갖 소음…딴짓 해도 확인 못해
수업은 온라인이었음에도 각종 프로그램을 활용해 마치 실제 현장 수업과 같이 진행됐다. 원노트(onenote) 프로그램을 이용해 학습자료에 빨간 줄을 그어가며 수업을 하는가 하면 무료 학급경영도구인 클래스123(class123)을 이용해 `뽑기`형식으로 학생 발표자를 지목하기도 했다. `구글 폼`이라는 온라인 설문지를 통해 수업 이후 피드백도 진행됐다.
하지만 단점도 분명했다. 수업시간 중 학생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기자들의 마이크 음소거를 일시 해제하자 온갖 소음이 들려왔다. 각자 움직이는 소리, TV 소리, 컴퓨터 자판 소리, 지나가는 사람 소리 등 생활 소음이 뒤섞였다. 그렇다고 대면 수업에서 처럼 일일이 한 명 한 명 통제하기도 어려운 탓에 수십명과 매끄럽게 쌍방향 소통을 하기란 사실상 힘들어 보였다.
수업 진행 중 모니터 건너에 있는 학생이 무엇을 하는지 확인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이용해 수업을 듣다 보니 인터넷이나 메신저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었는데, 수업을 잠깐씩 듣지 않고 업무를 해도 교사는 알아채지 못했다. 학생이 수업 중 유튜브를 보거나 게임을 해도 막을 방법이 없는 셈이다. 특히 저학년의 집중력 저하 문제가 예상됐다.
이 밖에 이따금 서버 불안으로 음성이 끊겨 들린다던지, 스마트폰으로 수업을 듣는 경우 중간에 전화벨이 울려 수업흐름이 끊기는 경우도 생겼다.
일반 수업에선 학생 숫자가 취재진처럼 많지 않다보니 관리도 더 쉽다는 게 김 교사의 설명이다. 김 교사는 “학생들이 초반 며칠만 프로그램 사용법에 익숙해지면 원격 수업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며 “요즘 학교에는 한 반에 학생이 20명 안팎이기 때문에 화상으로 진행해도 출석 체크나 수업 진행에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