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구글·HP의 中엑소더스‥관세폭탄 피해 공장이전 추진

구글·해즈브로 등 美기업 잇따른 脫중국 선언…애플도 검토중
"애플·보잉, 中떠나면 비용증가·점유율 하락 등 우려"
"완전히 中 떠나진 않아…공급망 다각화 측면서 연계"
트럼프, 美제조업 상징 GM에도 “中떠나 돌아와라” 압박
  • 등록 2019-09-02 오후 8:59:11

    수정 2019-09-02 오후 8:59:11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기업들의 탈(脫)중국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의 애플, 구글 등은 베트남 등 제3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1일(현지시간)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주요 납품업체들에게 중국 내 생산 물량의 15~30%를 동남아시아 국가들로 옮길 경우 비용이 얼마가 드는지 평가해달라고 요청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對中) 관세로 당장 미국에서 판매하는 애플워치와 에어팟이 15%의 관세를 내야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주력 제품인 아이폰에 대한 관세도 오는 12월15일부터 적용된다.

구글은 올해 가을부터 픽셀 스마트폰 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할 계획을 세웠다. 앞으로 미국으로 향하는 모든 하드웨어 생산제품을 베트남으로 옮기겠다는 방침이다. 휴렛패커드(HP)와 델 등도 중국 내 랩톱 컴퓨터 생산 규모의 최대 30%를 중국 밖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CNBC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미중 무역전쟁으로 이미 많은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중국 밖으로 옮겼으며, 현재 검토중인 기업도 다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올해 상반기 멕시코, 캐나다에 밀려 미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 지위를 잃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추가 관세폭탄…美기업, 脫중국 가속화 전망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자정(한국시간 1일 오후 1시)를 기점으로 중국산 제품 1120억달러어치에 15% 추가관세를 매겼다. 미국이 이번에 새로이 관세를 매기는 중국산 제품은 반도체 메모리나 텔레비전 등 가전 관련 제품을 포함해 옷이나 구두, 시계 등 소비재 3243개 품목에 달한다. 미국 기업들은 관세를 피하기 위해 생산기지를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인근 동남아 국가들로 옮기는 게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미 품질관리 및 공급망 감리 기관인 QIM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내 미국 기업들의 검사 및 감사 수요가 13% 감소한 반면, 베트남(21%), 인도네시아(25%), 캄보디아(15%) 등 동남아 수요는 34% 급증했다. QIMA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고국과 가까운 곳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려는 미국 기업들의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일부 중국 생산 제품을 미국으로 돌린 미국의 장난감 제조업체 해즈브로의 브라이언 골드너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1일 “베트남, 인도, 멕시코 등지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면서 “지금은 글로벌 비즈니스의 3분의 2가 중국에서 나오지만, 2020년 말엔 (중국 의존도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고 2023년에는 3분의 1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완전히 떠나진 않을 것…공급망 다각화 측면서 연계”

다만 미국 기업들이 중국을 완전히 떠나는 것은 아니다. 생산·공급망 다각화 측면에서 중국 내 사업장과 연계하는 방식으로 이전이 진행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공장을 완전히 옮기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는 데다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이다.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이 대표적이다.

보잉은 지난해 중국에 737 맥스 기종 항공기 생산공장을 신설했다. 중국 샤먼항공에 737맥스 항공기 200대를 인도하는 등 중국 내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포석이다. 중국 공장을 포기하면 추가 비용이 연간 1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관측된다. 경쟁사인 프랑스의 에어버스와의 경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애플도 상황은 비슷하다. 중국에서 완전하게 철수하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조립·생산을 맡고 있는 최대 납품업체 폭스콘은 중국 정저우성에 29개 생산시설을 두고 있다. 애플 제품의 절반 가량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생산기지를 이전하게 되면 최소 수년이 걸리는 만큼, 삼성전자에게 점유율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QIMA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캄보디아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 중 40%는 미국 정부의 검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CNBC는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제조업 제품 중 25%는 여전히 중국에서 만들어진다”면서 이에 따라 “중국을 완전히 벗어나려는 미국 기업은 없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생산에 의존도가 높은, 소위 ‘헤비급’ 기업들은 더욱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중국에서 만들어지는 제품이 단순히 미국으로만 수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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