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여야 수장의 첫 회동은 화기애애했다. 22살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택시기사’라는 공통점으로 덕담과 화답이 오갔다. 전날 여당의 손실보상제 단독 처리로 긴장감을 연출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번 자리에서는 여야 협치에 무게를 뒀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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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일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예방을 받았다. 송 대표는 “(이 대표의 당선이) 30대 젊은 대표인 것을 넘어서 내용과 스토리가 있다고 강조했다”며 “5·18 광주에 대한 말씀이나, 대구에서 본인을 정치 입문시켜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찬성할 수밖에 없었다고 정리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택시기사’ 경험을 공통의 화두로 삼았다. 그는 이 대표에게 “택시 기사를 해봤다고 해서, 저도 택시 노조 출신이라 공감이 된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과거 노동운동가 시절 택시기사 일을 한 적 있고 이 대표는 카풀 논란 당시 택시기사 일을 했다.
이 대표는 “송 대표의 개혁적이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말씀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왔다”고 화답하며 “여야 협치 모델을 구축하는 데 방점을 찍고 노력을 경주해봤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앞으로 배울 점이 많은 정치 선배이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식사 한 번 모시고, 송 대표의 정치 경륜을 배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하는데 응해주시겠느냐”고 묻자 송 대표는 “제가 모시겠다”고 답했다.
이날 회동 분위기는 험악할 수 있었다. 양당 수장의 회동 전 악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전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소위에서 민주당이 소급적용 대신 피해지원을 강조한 손실보상제 처리를 강행 처리했다. 민주당과 정부는 과거 손실은 소급하지 않되 맞춤형 피해 지원으로 사실상 소급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소급 조항’을 명시해 과거 행정명령을 내린 기간에 대해서도 보상을 해야 한다고 맞섰다. 결국 법안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고성과 항의 속에 ‘기립 표결’로 소위를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