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방향은 위쪽"…한국은행의 인상 명분 찾기(종합2보)

한국은행 금통위, 14개월째 1.25% 기준금리 동결
인상신호 넌지시 보냈지만…연내 인상은 어려울듯
  • 등록 2017-08-31 오후 5:55:57

    수정 2017-08-31 오후 5:55:57



[이데일리 김정남 김정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31일 기준금리를 현 1.25% 수준에서 1년2개월째 만장일치 동결했다.

다만 이주열 한은 총재의 발언을 통해 파악할 수 있는 금통위의 기조는 “몇 가지 명분만 더 갖춰지면 기준금리 인상도 행동에 옮길 수 있다”로 요약된다.

이번달 금통위에서 주목 받았던 이슈는 △거시경제 상황 판단 △지정학적 리스크 여파 △부동산과 가계부채 △미국의 통화정책 전망 등이다. 이 총재는 이에 유독 말을 아끼면서도, 인상 시그널은 넌지시 흘려보냈다. 시장도 “결국 방향은 인상 쪽”이라고 반응하고 있다.

불확실성 속 인상 신호도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 본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상황 여하에 따라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칠 만한 대외 리스크들이 있어 면밀히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세계 경기 회복세가 강화되고 있고 추가경정예산이 확정돼 집행에 들어갔다”며 소위 상방 리스크를 언급함과 동시에 “북핵 리스크가 한층 고조됐고 (중국과의) 사드 갈등에 따른 부작용도 더욱 커지고 있다”며 하방 리스크도 거론했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 “현 시점에서 전망해 이 리스크를 반영하기는 (시기적으로 짧아) 곤란하다”고도 말했다. 현재 우리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고”(이번달 금통위 통화정책방향문) 있기는 하지만, 올해 3분기 경기 지표들이 나오는 10월 혹은 11월 이후나 돼야 통화정책 변화를 고려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만 이 총재는 당초 긴축을 시사했던 기조는 유지하려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부동산과 가계부채에 대한 설명에서 이는 두드러졌다. 추후 기준금리를 변경한다면, 방향은 인상이라는 의미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는 총량 면에서 매우 높은 수준”이라면서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장기간 지속하면 금융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또 “정부의 부동산 대책 영향으로 주택시장이 안정되고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된다면 금융안정 리스크를 다소 줄이는 효과가 있다”면서 “통화정책 측면에서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최근 긴축을 시사했을 때 썼던 그 표현이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을 때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계량적인 분석은 많이 해놓았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금통위 테이블에 올라온 상태이며, 관건은 그 명분과 시기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 총재는 미국의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많은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미국 텍사스주를 강타한 초강력 허리케인 ‘하비’의 여파에 대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내외금리 차에 따른 외국인 자본유출 영향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마저도 다음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외에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등을 거치며 불확실성의 정도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시장은 “시그널은 확인”

시장은 “시그널은 확인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윤여삼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원은 “만장일치로 동결했지만 통화정책 정상화 의지는 살아있는 것으로 본다”면서 “인상 방향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도 “기준금리 인상 시그널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인상이 현실화하는 시점은 내년일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서 대다수다.

김진평 삼성선물 연구원은 “인상이라는 통화정책방향으로 핸들은 돌렸으나 기어는 여전히 중립 상태에 머물고 있다”면서 “경기 회복세 강화와 가계부채 증가 둔화, 고용 증대에 따른 가계 소득 증가를 확인한 후 인상에 나설 것”이라며 연내 동결을 전망했다.

이날 금통위 메시지가 강하지 않았던 만큼 채권시장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서울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0.5bp(1bp=0.01%포인트) 하락한 1.747%에 거래를 마쳤다. 채권금리가 하락한 건 채권가격이 상승(채권 강세)한 것을 의미한다. 다만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전거래일보다 1.0bp 오른 1.968%에 마감했다. 10년물 금리도 1.3bp 상승한 2.262%를 나타냈다.

그나마 반응한 건 외국인 투자자였다. 외국인은 장 초반 3년 국채선물을 매수하다가, 이 총재의 기자간담회 때 다시 매도 전환했다. 이후 오후 들어 다시 사들이며 단기물 강보합 흐름을 주도했다.

반면 10년 국채선물의 경우 순매도하며 장기물 약보합장에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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