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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보고누락' 파문, 외교적 국면전환 계기되나

靑 “국방부,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반입 보고 의도적 누락”
한미 정상회담 앞두고 사드 배치 절차적 정당성 문제 또다시 부각
관련 조사 등에 시간 소요…“대세에는 지장없지만 외교적 카드로 사용 가능”
  • 등록 2017-05-31 오후 4:49:35

    수정 2017-05-31 오후 4:49:35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이른바 ‘보고 누락’ 파문으로 청와대와 국방부 간 진실 공방이 벌어지는 등 갈등을 빚고 있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가 외교적으로는 국면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전 정부에서 결정된 주한미군 사드 배치 문제를 그대로 떠안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힘겨운 고난도의 외교전을 벌어야 하는 문재인정부로서는 이번 파문이 시간 벌기 혹은 명분 확보를 위한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30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문 대통령이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 전화해 사드 추가반입사실을 직접 확인했다’고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전날(30일) 청와대측에서 국방부가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사드 발사대 4기의 추가반입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시작된 논란은 “보고했다”는 국방부와 “의도적으로 누락했다”는 청와대의 입장이 여전히 맞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보고 누락 사태에 대해 “매우 충격적”이라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지시한 가운데 여권에서는 이번 일을 ‘중대한 국기문란 행위’라며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청와대는 국가와 국민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드 반입이 국민도 모른 채 진행이 됐다며 다음달 말 한미 정상회담 앞두고 국방부가 이같은 내용을 의도적으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점을 재차 지적했다.

사드 배치 문제를 둘러싼 국방부와 청와대간 내홍은 정부 초기 불거진 매우 불미스러운 일임은 분명하지만, 한편으로는 사드 문제와 관련 외교적으로 쓸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사드 배치 자체를 반대하거나 원점화시킨다기보다는 여론 수렴 과정 등 절차적 정당성 문제를 제기해 왔다.

취임 이후에도 미국과 중국을 상대로 이같은 점을 설명하며 국회 비준동의 절차 등을 통한 국민적 동의를 얻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을 꾸준히 설득해 왔다.

이번 보고 누락 파문은 사드 배치와 관련 중요한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재차 부각시킴으로써 사드 문제에 대한 문재인정부의 기존 입장에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미중을 상대로 시간을 벌 수 있는 명분이 될 수 있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어찌보면 조용히 처리할 수도 있는 문제를 청와대에서 공론화 시킨 것은 사드 문제를 둘러싼 한미간에 기싸움의 일환으로 보인다”며 “특히 정상회담을 앞둔 민감한 시기임을 고려했을 때 트럼프 정부가 사드 비용 문제 등으로 우리 정부를 압박할 때 쓸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고 연구위원은 “본질적으로 이번 문제는 청와대와 국방부간의 마찰이지 미국과 연관돼 있는 사안은 아니기 때문에 한미간의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우리 정부도 이번 일로 사드 배치 자체를 뒤집거나 하려는 의도는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도 “문재인정부가 사드 배치를 안 하겠다고 결론을 내린 것도 아니고 한중 관계를 의식해서 전략적으로 절차 문제를 공론화하면서 시간을 끌 수 있는 명분이 생긴 것”이라며 “이를 통해 사드 배치 비용을 미국쪽으로 전가시키는 데도 성공하고 있고 한중 관계 복원에도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에 배치된 사드 발사대가 하늘을 향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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