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 가속도…입장차는 여전히 큰 듯

베트남 부총리 겸 외무상 방북…김정은 방문 일정 및 경호·의전 논의
한미 외교장관 회담 14일로 추진…북미 후속 협의는 다음주 초 전망
비건 “정상회담까지 힘든 과정 남아…의견 좁히는 것은 다음회의 부터”
  • 등록 2019-02-12 오후 4:50:36

    수정 2019-02-12 오후 4:50:36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 열릴 예정인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불과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준비 작업에도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개최국인 베트남 외무장관이 북한을 방문하는가 하면 한미 외교장관 회담이 국제회의를 계기로 추진되는 등 관련국들이 ‘잰 걸음’을 하고 있다.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지인 베트남의 팜 빈 민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이 12일 2박 3일 일정으로 방북길에 올랐다. 민 장관은 이날 오전 경유지인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한 뒤 같은 날 낮 12시55분 평양행 고려항공에 탑승했다. (사진= 연합뉴스)


◇ 베트남 외무장관 방북…한미 외교장관 이번주 폴란드서 회동

베트남 외교부는 지난 11일 “팜 빈 민 외교부 장관이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초대로 오는 12∼14일 북한을 공식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 장관의 방북 목적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북미정상회담 계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베트남 국빈 방문을 조율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비슷한 시기 한미는 외교장관 회담을 추진 중이다. 외교부는 12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오는 13∼14일 폴란드에서 열리는 중동 평화안보 이슈 관련 장관급 회담에 참석하며, 이를 계기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추진 중이라고 발표했다.

한미 외교장관회담이 성사되면 2차 북미 정상회담 전 양 장관의 마지막 대면 협의가 될 공산이 크다. 양측은 대북 협상 전략을 긴밀히 협의하는 한편, 북미간 실무협상 진행 상황에 대해서도 공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주에는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의 2차 실무협상이 있을 예정이다. 정상회담까지 남은 시간을 고려하면 이번 협상에서는 의제에 대한 그림이 그려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방문 중인 문희상(오른쪽) 국회의장이 11일(현지시간) 위싱턴 미 국무부에서 존 설리번 미 국무부 부장관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비건 “난제 해결 어렵지만 가능성 있어…이견 좁히기는 다음회의부터”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은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회담 의제에 대해서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해 6월 1차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는 포괄적으로 비핵화와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으나 이후 구체적인 진전이 없었다. 이번 2차 정상회담에서 ‘액션 플랜’이 나와야 하는 이유다. 북미는 우선적으로 북한이 내놓은 ‘영변 핵시설 폐기’ 카드를 구체화하고 이에 대한 미국측 상응조치를 협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간 협상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상응조치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가 크다는 것이다. 북한은 제재 완화 등의 조치가 수반돼야 비핵화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돌이킬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해야 제재 완화를 할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존 설리번 미 국무부 장관 대행은 11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한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지도부와의 면담에서도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이 가능한 비핵화)를 이루기 전까지 대북 경제제재는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이 간극을 최대한 좁히기 위해서는 세밀한 로드맵을 세우고 북한의 행동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상응조치에 양측이 합의해야 하는 것이다. 비건 특별대표가 설리번 부장관과 국회의장 등과의 면담에 동석해 “정상회담 전까지 2주밖에 남지 않아 난제를 모두 해결하기는 어렵지만 (비핵화 프로세스) 일정 합의를 할 수 있다면 가능성은 있다”고 언급한 점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 6~8일 진행된 평양 실무협상과 관련 “이번이 실질적인 첫 실무회담이었다”며 “(북미 정상회담) 의제에는 동의했지만 협상을 위해선 서로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측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이견을 좁히는 것은 다음 회의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달 스웨덴 실무협상 때도 양측이 서로의 입장을 확인한 바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여전히 양측의 입장이 완고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비건 특별대표가 우리 외교당국에게도 북미간 협상 과정이 ‘어렵다’(hard work)는 점을 강조한 것도 이를 방증한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번 회담에서 북·미간 협상이 잘 되면 (비핵화) 로드맵이나 4자간 종전선언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일단은 북한이 현재 가지고 있는 핵탄두, 핵 물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은 당장 건드리기 힘들 것 같다. 북한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등을 고려해 후속 회담을 진행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번 2차 정상회담에서는 초기 단계의 비핵화 조치와 상응조치를 내고 후속 정상회담에 합의하는 것이 최선일 것 같다”며 “관건은 영변 핵시설 폐기와 상응조치의 조합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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