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아프리카 투자경쟁에 韓 가세…"산업화 촉진 우리가 도울 것"

아프리카개발은행 연차총회 개최…35개국 장관급 부산에
김동연 "우리 경제성장 경험 전수해 '사막의 기적 만들 것"
아프리카 시장 빠르게 성장…中·日 천문학적 투자 잇따라
  • 등록 2018-05-23 오후 5:45:48

    수정 2018-05-23 오후 5:45:48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연차총회 개막식에서 개회사하고 있다. (사진=기재부)


[부산=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한국이 아프리카에 5조원대 금융협력을 비롯한 다양한 직·간접 투자를 약속했다. 중국과 일본이 경쟁하는 아프리카 투자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연차총회 개막식에 참석해 우리가 가진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아프리카 산업화 촉진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하루 앞서 열린 ‘제6차 한-아프리카 경제협력(KOAFEC) 회의’에서도 앞으로 2년 동안 아프리카에 50억달러(약 5조4000억원) 규모 금융협력 패키지 지원도 공언했다.

김동연 “아프리카 산업화 촉진 우리가 돕겠다”

우리가 이번 행사를 주최한 건 중국이나 일본이 힘 쏟는 ‘성장 시장’ 아프리카 투자 경쟁에 첫발을 내디뎠다는 의미가 있다. AfDB는 아프리카 국가에 개발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국제 금융기관으로 80개 회원국이 매년 연차총회를 열고 있다. 올해 행사에도 35개국 장관급 대표가 부산을 찾아 김 부총리 등과 국가 차원의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김 부총리는 주요 참가자가 모인 개회식에서 “아프리카 산업화 촉진을 위해선 개발금융, 지식공유사업 같은 스마트 인프라 건설이 중요하다”며 ”한국이 가진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프리카는 젊은 층 인구 비율이 높고 디지털 소비자가 늘어나는 강점이 있는 만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다면 ‘사막의 기적’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 과정에서 유럽보다 먼저 아프리카 대륙을 인지한 조선 초기 세계지도 강리도(疆理圖·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와 1951년 한국전쟁 참전을 위해 부산에 온 에티오피아 황실부대 ‘칵뉴’(Kagnew) 등 한-아프리카의 오랜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행사에선 민간 차원의 교류도 함께 진행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국도로공사(EX) 등 공기업부터 전기차 충전 솔루션 기업 ‘지오라인’ 등 벤처기업 등이 참여해 아프리카 시장 진출 가능성을 모색했다. 아프리카 쪽에서도 모로코 국토부, 에티오피아 도로청 등 8개 기관이 한국 기업·금융기관 대상 투자 유치 설명회를 열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전력공사, 케냐 원자력전기위원회 등 45개 기관은 우리 기업과 1대1 비즈니스 미팅을 가졌다.

23일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연차총회 행사장인 부산 벡스코에서 아프리카 참가자들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T-50 전투기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韓中日, ‘성장 동력’ 아프리카 투자 본격 경쟁

중국을 필두로 전 세계 주요국은 아프리카 시장에 경쟁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아직은 ‘가난한 대륙’이지만 그만큼 성장 잠재력은 크다.

지난해 아프리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4982달러(약 538만원)에 그쳤다. 3만달러에 육박하는 한국의 6분의 1, 중남미(1만4378달러)의 3분의 1 수준이다. 그러나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집계한 아프리카의 최근 15년 평균성장률은 5.5%로 전 세계 평균(3.9%)보다 높다. 같은 기간 UN 집계 인구증가율도 2.9%로 역시 세계 평균(1.3%)을 두 배 이상 웃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올 3월 ‘아프리카 소비시장 특성분석과 산업단지를 통한 진출방안’이란 보고서에서 7년 후인 2025년이면 아프리카 잠재 소비인구가 40% 늘면서 자동차 구매가능 인구가 1억명, 휴대폰 구매자가 6억8000명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만큼 투자 열기도 뜨겁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015년 중-아프리카 협력 포럼에서 600억달러(약 64조원)의 직·간접 투자를 약속하고 이를 실천으로 옮기고 있다. 중국 전체 대외원조의 절반 가까이가 아프리카를 향하고 있다. 중-아프리카 무역 규모는 이미 2015년 1880억달러(약 203조원)까지 커졌다. 직접투자 규모도 지난해 16억달러(약 1조7000억원)로 연평균 20% 증가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현재 1만여 중국 기업이 아프리카에 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도 중국을 뒤쫓고 있다. 교역 규모는 2015년 기준 240억달러(약 26조원)으로 중국의 8분의 1 수준이다. 그러나 아베 신조(安部晋三) 총리는 2014년 이후 3년 동안 320억달러(약 35조원)를 투자키로 하고 돈을 쏟아붓고 있다. 일본으로선 경제적 이유 외에 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국제정치적 포석도 깔렸다.

한국은 사실상 이번 행사가 출발점이다. 현재 전체 교역액 중 아프리카 국가 비중은 1%대에 불과하다. 관세청 수출 집계치엔 아예 아프리카란 항목 자체가 없다. 김부총리는 이날 간담회에서 “이번 행사에서 고위층 인사를 만난 결과 큰 잠재력과 열의, 한국 투자에 대한 기대감을 느꼈다”며 “아직 대 아프리카 교역량이나 투자 규모는 크지 않지만 우리에겐 아프리카가 꿈꾸는 빠른 성장 경험이 있는 만큼 경제협력 파트너로서 역할을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동연(앞줄 왼쪽에서 9번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연차총회 개막식에서 아프리카 35개국 장관급 수석 대표와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기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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