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라!벤처]“정부 마중물 역할·기업가 정신 결합할 때 韓 벤처생태계 성장”

“실패 두려워 말고 새로운 시도·상상력 중요…벤처투자 충분치 않아”
‘대기업 우선’ 정서 변해야…“그런 문화에서 기업가 탄생 제한적”
“소프트웨어가 세계를 잡아먹을 것…AI소프트웨어로 신사업 확대”
  • 등록 2019-07-23 오후 7:06:49

    수정 2019-07-23 오후 7:06:49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타트업 페어 ‘2019 넥스트라이즈’ 한 부스에서 반려로봇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문승관 이광수 유현욱 기자] 국내 벤처투자 규모가 매년 최고치를 다시 쓰고 있다. 상반기 투자액만 1조9000억원을 기록해 올해만 4조원의 투자금이 벤처기업에 흘러들어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신생 벤처기업을 뜻하는 유니콘 기업도 최근 1년 새 3배로 늘어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 붕괴 이전까지 한국을 휩쓸었던 벤처붐이 다시 일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도 이를 위해 창업 생태계 안에서 투자금이 잘 순환하도록 투자회수를 촉진하고 엔젤투자(개인투자)·크라우드펀딩(다중투자) 등을 늘리기 위한 투자제도 개선책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제2의 벤처붐’을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과 스타트업의 ‘기업가 정신’이 맞물릴 때 한국 벤처 생태계가 ‘레벨 업’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투자·규제개혁 동시에

23일 KDB산업은행과 한국무역협회가 개최한 ‘넥스트라이즈 2019 서울’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다시 한번 벤처 열풍을 불러일으키려면 규제개혁, 벤처 투자자금의 선순환 환경 조성, 소프트웨어(SW) 분야 육성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리스트인 페리 하 드레이퍼 아테나 대표는 “한국 정부의 규제에 대한 예로 ICO(가상통화 공개)를 불허한 것이 대표적”이라며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 등 여러 사업 분야의 주요 기술인데 ICO를 불법으로 규정한 후 많은 한국 사업가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버리고 돌아섰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가상통화와 같은 신기술이 앞으로도 계속 등장할 텐데 기존 규제의 ‘틀’을 신기술에 적용한다면 벤처 생태계가 커 나갈 수 없다”고 덧붙였다.

벤처 육성이 실업률 해소 등 선순환 기능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벤처기업이 실업률 해소에 자그마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며 “대한민국에서 대학 졸업생만 30~40만명이다. 유니콘 기업 10개가 나온다면 그중에서 5~10%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투자금의 고른 배분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 주도의 창업 지원 정책이 인공지능 같은 일부 유행 분야에 지나치게 집중하다 보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벤처캐피털 한 대표는 “정부의 창업 육성 의지는 크고 지원 규모도 역대 최대인 듯하다”며 “하지만 일부 분야에 지원금이 지나치게 쏠리다 보면 취지에 어긋나고 중요하지만 관심 받기 어려운 제조업 기술 분야는 소홀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 유망 섹터는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유망 벤처 투자 섹터를 인공지능(AI)소프트웨어로 꼽았다. 미국 실리콘 밸리에 진출한 김동신 샌드버드 대표는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에어비앤비, 우버, 테슬라가 기존 전통 산업을 와해시키고 있다”며 며 “결제, 이메일 등에 특화된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각각 기업가치 수조짜리 기업으로 커졌다”고 강조했다.

스티븐 양 슈로더 에드백 벤처투자 헤드는 “전 세계 많은 벤처캐피털 투자회사들이 AI에 투자하는 데 AI로봇 개발에 투자하는 게 아니라 AI소프트웨어에 투자한다”며 “금융서비스를 개선시킬 수 있는 이커머스, 자율주행 분야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양 헤드는 “핀테크 분야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P2P 결제, 자산운용, 대출 플랫폼 등이 투자 유망 섹터로 떠오르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내 유니콘기업에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는 한 킴(김한준) 알토스벤처스 대표는 “한국에 투자한 포트폴리오 회사를 모았는데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있다”며 “이커머스, 마켓플레이스, 핀테크 등 많은 사람들이 생활에 접하는 회사였다”고 설명했다.

“기업가 정신이 혁신 이끈다”

글로벌 투자사와 스타트업 대표들은 한결같이 기업가 정신을 강조했다. 지금의 시대정신이 혁신이고 그 혁신은 바로 기업가 정신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스티븐 양 헤드는 “여러 아시아 국가의 젊은이들이 대기업을 선호하고 사회적인 분위기도 안정적인 대기업에서 일하는 것을 우선시 한다”며 “대기업에서 월급을 받으면서 안정적인 직장을 더 선호하는 문화에서는 기업가 탄생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화적 요인이 스타트업이나 벤처캐피털 활성화를 가로막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양 헤드는 “벤처캐피털 투자 등 벤처생태계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인식의 변화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며 “훌륭한 기업가들이 처음부터 훌륭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여러 시행착오와 시도를 통해 현재와 같은 성공을 거둔 것”이라고 말했다.

한 킴 대표 역시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고 국내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미래가 밝다고 말했다. 한 킴 대표는 “미국 실리콘 밸리에 있는 사람들만 다른 나라에서 쉽게 돈 벌 수 있는 줄 알았다”며 “오만이었다. 언어도 모르고 한번 가보지도 않는 나라에 한국의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진출해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는 것을 볼 때 미래가 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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