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두산그룹의 이번 유동성 위기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두 번째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당시에는 밥캣(현 두산밥캣) 인수(2007년)를 위해 약 29억 달러(3조5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빚을 낸 것이 발목을 잡았었다. 두산그룹은 이에 곧바로 재무구조 개선에 착수했다. 비(非) 주력사업을 정리하면서 유동성을 확보키로 한 것이다.
2009년 6월 병뚜껑 제조업체 삼화왕관 사업부문과 버거킹, KFC 등 프랜차이즈를 보유한 SRS코리아 등 두 개 회사와 함께 방산업체인 두산DST와 한국우주항공산업(KAI) 지분 전량(20.54%)을 총 7808억원에 매각하겠다고 발표한 후 2016년말에 매각을 완료했다. 여기에 포장용기 업체 테크팩까지 매각하면서 확보한 자금은 총 1조7000억원에 이르렀다. 이후에도 두산엔진을 매각했으며 두산밥캣 내 비(非)건설기계 부문인 포터블파워사업부도 매각을 추진한 바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은 유동성 확보 차원의 지속적인 자산매각 구조조정 로드 맵을 성실히 이행하면서 시장의 신뢰를 얻었다”며 “하지만 세계 발전시장 침체·석탄화력 수요 저하와 맞물린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직격탄을 맞은 두산중공업이 실적악화에 몰리면서 또다시 그룹 전체가 구조조정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산중공업 부실화로 자칫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험에 빠질 경우 주력사업인 두산중공업 자체를 매각해야 할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며 “이에 따라 향후 추진할 자구안에 관심이 쏠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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