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 임상실패 정정공시 역효과? 주가 곤두박질

14일 엔진시스 관련 정반대 내용 공시 후 11% ↓
진실공방 전개로 시장 혼란…파이프라인 부족시 타격
"핑계 대면 투자자 판단 막아…용어 표현 명확히해야"
  • 등록 2020-02-19 오후 7:04:15

    수정 2020-02-19 오후 7:04:15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헬릭스미스(084990)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해 9월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엔젠시스(VM202)’ 임상시험 과정에서 약물 혼용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나 약물의 유의미성(유효성)은 여전하다고 밝혔지만, 5개월 만에 말을 바꾸면서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이 업체는 한국거래소로부터 ‘투자판단 관련 주요경영사항’ 정정 지연공시 사유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 예고된 상태다.

그래픽=이데일리 김다은


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헬릭스미스는 전 거래일 대비 6.48% 하락한 6만2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업체 주가는 엔젠시스 임상 결과 발표 기대감에 지난해 8월부터 상승세를 보였지만, 그해 9월 23일 임상 3-1a상에 실패했다고 공시하면서 다음날부터 이틀간 하한가를 맞으며 급락했다. 이후 보합세를 유지해오다가 지난 14일은 지난해 임상 발표와 정반대 내용을 공시하면서 당일 종가 기준 12% 넘게 하락했다. 현재 종가는 정정공시 이후 3거래일 새 10.65% 떨어졌다.

이 업체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엔젠시스에 대해 당초 발표와 달리 임상에서 약물 혼용이 발생하지 않다고 밝혔다. 헬릭스미스 측은 “지난해 10월부터 미국과 한국에서 조사팀을 구성해 임상 이상 현상을 조사한 결과, 환자 간 약물 혼용은 없었던 것으로 판명됐다”며 “이는 25개 임상 사이트, 500명의 피험자, 6500여개 검체에 대한 개별 문서들을 정밀 분석한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대신 주사 후 3개월째 시점에서 통증 완화 효과가 확인이 안돼 통계적 유효성을 확보하지 못해 임상이 실패한 것으로 결론지은 것이다.

하지만 헬릭스미스가 지난해 9월 임상 3-1a상에서 약물 혼용 때문에 실패했지만 약물 유효성은 여전히 높다고 공시한 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때 아닌 임상 실패 원인에 대한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회사 측은 아직 기대감은 살아 있다고 주장한다. 헬릭스미스는 올해 2분기 내 미국식품의약국(FDA)에 후속 임상3상에 대한 허가를 신청하고 올해 안에 임상을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엔젠시스에 대한 안전성은 이미 기존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된 만큼 FDA가 후속임상 허가를 거절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극히 드문 사례인 만큼 투자자들이 좀 더 냉철하게 사안을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임상 실패 원인을 공시해놓고 정정하는 경우는 처음일 정도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혼란이 생길 수 있다”며 “작년에 너무 성급하게 결과를 발표한 것인지, 정말 최근 정정 공시한 내용에 대해 몰랐던 것인지 의문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오 업체에 접근할 때에는 먼저 주요 파이프라인(주력제품군)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항암제를 만드는 회사는 적응증을 확대해 다양한 암종에 대해 임상을 시도해 볼 수 있지만, 파이프라인이 다양하지 않고 일반 치료제라면 임상 실패 시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임상 결과 약효가 없다면 신약의 가치는 제로에 수렴해야 하는데, 최근 국내 바이오업체들이 잇따라 임상에 실패하면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는 식의 핑계를 대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서 투자자들이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막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헬릭스미스의 경우 지난해 임상 결과 발표 때 악재가 다 빠졌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보니 정정공시 이후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이나 유럽 바이오사들은 임상시험에 실패하면 깔끔하게 인정해 시장 혼란을 잠재우는 것처럼 국내 회사들도 딴소리를 못하게 관련 표현들을 명확하게 정립하는 게 투자자들의 피해를 막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금융당국도 투자자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고 투자위험을 명확히 안내하는 내용의 ‘제약·바이오 업종 기업을 위한 포괄공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마련한 가이드라인에는 투자자가 임상시험, 품목허가, 기술이전계약 관련 리스크를 충분히 인지하고 투자판단을 할 수 있도록 주의문구를 삽입하도록 하고 불확실한 정보에 대해서는 공시를 제한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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