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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화된 디파이…'은행 계좌' 없는 17억명이 쓰려면 제도 필요"

자본시장연구원 24주년 '디지털 자산과 금융 미래' 세미나
"애초 목적인 '베이루트의 케밥 파는 사람'이 디파이 쓰지 못 해"
"내포된 위험성 누구도 알지 못한다…안정성 토대 마련 중요"
  • 등록 2021-10-14 오후 9:38:24

    수정 2021-10-15 오전 9:21:09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최근 가상자산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가 사실은 중앙화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태계가 태동하고 있는 과정에 있는 만큼, 이용자 보호를 위한 노력과 모니터링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단 목소리가 강조된다.
14일 자본시장연구원이 진행한 ‘디지털 화폐, 디지털 자산과 금융의 미래’ 웹비나에 참석한 한중섭 한화자산운용 CPC기획팀 과장과 노진우 헥슬란트 대표이 지정토론을 하고 있다. (출처=자본시장연구원 유튜브 화면 갈무리)
14일 자본시장연구원은 개원 24주년을 맞이해 ‘디지털 화폐, 디지털 자산과 금융의 미래’를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진행했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새로운 금융 형태로서 디파이의 가능성 점검’이란 주제발표에서 “디파이는 기존 금융시스템과 근본적으로 다르며 큰 차별성을 지녔지만, 기존 금융시스템의 대체재로 활용하기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디파이의 차별성이란 블록체인과 스마트 콘트랙트 기술 등을 활용해 중앙기관 없이 누구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단 점이다. 디파이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은 금융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고, 화폐 주권마저 추락해 있는 지역에서 이를 활용하는 것이다. 세미나에 참석한 한중섭 한화자산운용 CPC기획팀 과장은 “사용 접근성이 높은 디파이의 본래의 목적대로라면 레바논, 베이루트에 있는 케밥을 파는 사람이 별문제 없이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는 게 나타나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현실은 ‘고래(Whale)’로 일컬어지는 소수의 금융 엘리트 집단들이 자신의 가상자산을 불리는 용도로 디파이를 쓰고 있다. 권 연구위원은 “디파이는 현재 가상자산 투자를 보조하는 역할 외 금융의 다른 기능들을 거의 수행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기존 금융시스템의 신용 창출 기능을 구현하기가 까다롭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한다”라고 전했다. ‘베이루트의 케밥 파는 사람’이 필요할 때 디파이 생태계에서 가상자산을 대출받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단 얘기다.

다만 디파이 생태계는 시장에서 이제 막 주목을 받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과 디파이펄스에 따르면 디파이의 예치 자산 규모는 지난 2018년부터 늘기 시작했고 지난 10월 6일 오후 3시 기준 109조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은행의 원화 저축성예금 합계(1504조원) 대비 7%에 불과하다. 관련 시장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조치를 해 나가면 디파이가 애초 목적했던 바대로 실현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한중섭 과장은 “SEC 의장인 게리 겐슬러도 관련한 발언을 한 적이 있을 정도로 디파이는 사실 탈중앙화가 아니라 소수의 영향력 있는 사람들에 의해 움직이는 사실상 중앙화된 모습”이라며 “잘 모르겠지만, 2030년쯤되면 디파이가 정말 어느 정도 규제와 제도 같은 것들이 좀 만들어져서 체계와 질서가 잡힌다면, 디파이를 낙관하는 분들이 주장하는 바대로 전 세계 은행 계좌가 없는 17억명의 인구가 이 생태계에 참여하게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라고 전했다.

노진우 헥슬란트 대표는 “모든 금융자산의 속성이 비슷한데, 결국 가만히 있지 않고 무언가 수익을 창출하려고 한다는 것”이라며 “디파이 시장에서는 현재 이런 것들이 어떤 제재 없이 누구나 자산화시키고 유동화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이 시장은 더 성장할 거라고 보지만, 여기에 내포된 위험성에 대해서는 그게 무엇인지 누구도 알지 못하고 있다”며 “시장 내에서든 당국 안에서든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한 부분이 될 거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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