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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올해 7월 소매 판매 증가율은 전월 대비 0.0%를 기록했다. 소비 규모가 전월과 비교해 변동이 없었던 것이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1% 증가)를 하회했다.
주유소(-1.8%), 자동차·부품(-1.6%), 의류·액세서리(-0.6%), 백화점(-0.5%) 등에서 소비가 비교적 크게 줄었다. 배럴당 100달러를 넘던 국제유가가 90달러대로 안정화하면서, 주유소 입장에서는 가격 기준으로 휘발유 판매가 감소했다는 의미다. 또 자동차의 경우 공급망 대란에 반도체가 부족한 여파로 읽힌다. 의류 소비가 줄어든 것은 인플레이션으로 지갑 사정이 악화하면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겠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언 셰퍼드슨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사람들이 기름값 하락으로 절약한 돈을 다른 상품들을 사는데 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인플레이션 폭등기의 소비 패턴이다. 자유 소비재(없어도 상관없고 있으면 더 좋은 PC, 자동차, 레저 등과 관련한 상품) 등의 씀씀이는 줄이는 대신 가격이 저렴한 곳을 찾아 생필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가 전날 CNBC와 만나 “인플레이션이 식료품 가격을 상승시키면서 부유한 가정들조차도 (가격이 싼 상품을 찾아서) 소비가 쪼그라들고 있다”며 “사람들은 소득 수준과 관계 없이 오로지 가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언급한 것도 이와 직결돼 있다.
이에 금융시장은 곧바로 반응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11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69% 하락하고 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03% 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