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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경매에 나왔던 권진규(1922∼1973)의 조각작품 9점 중 8점이 경매당일인 25일 ‘출품 취소’로 거래가 이뤄지지 못했다. 8점은 권진규 유족이 내놓은 작품들이었다. 2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케이옥션에서 진행한 ‘11월 경매’에는 유일하게 남은 ‘혜정’(1968)만 나서 1억 8000만원을 부른 현장 응찰가에게 낙찰됐다. ‘혜정’은 유족이 아닌 다른 소장가가 내놓은 작품이다.
이날 ‘출품 취소’는 경매 두 시간 전쯤 급작스럽게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허경회 권진규기념사업회 대표는 “작품 8점을 케이옥션 ‘11월 경매’에 위탁했으나 많은 고민 끝에 최종적으로 경매를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행히 케이옥션 측이 간곡한 유족들의 결정을 존중하며 어려운 요청을 수용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출품을 취소한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허 대표는 권진규의 여동생 권경숙 씨의 아들이다.
이날 경매에 나서기로 했던 출품작 9점은 실존 인물을 모델로 한 권진규의 대표적인 테라코타 작품들. 인물상 ‘상경’(1968), ‘혜정’(1968), ‘여인두상 선자’(1966)와 ‘말과 소년 기수’(1965) 등 테라코타 구상조각, 색을 입힌 테라코타 추상부조 ‘인체 4’(1965), ‘인체 1’(1966), ‘문 3’(1967), ‘여인과 수레바퀴’(1972) 등. 이외에도 권진규의 매우 드문 나무조각인 ‘입산’(1970s)이 있었다. 이중 담보작품이 8점이고, ‘혜정’만 소장가가 달랐다. ‘상경’ 2억 5000만∼5억원, 말과 소년 기수’ 1억 2000만∼3억원) 등 총 추정가 14억∼27억원을 내다봤었다.
대부업체 창고에 묶인 700여점은 유족이 인수하는 대로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 내년 5월 서울시립남서울미술관에서 공개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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