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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만 홀로 낙찰…권진규 유족, 경매출품 8점 '없던 일'로

25일 오후 케이옥션 11월 경매서 거래 예정
대부업체 담보 잡힌 작품 반환금 마련코자
2시간 전 '출품 취소'로 9점 중 1점만 거래
다른 소장가 내놓은 '혜정' 1억8천만 팔려
유족 "많은 고민 끝 최종 경매 철회하기로"
  • 등록 2020-11-25 오후 7:55:07

    수정 2020-11-25 오후 8:04:09

서울 성북구 동선동 아틀리에서 작업 중인 생전의 권진규와 그의 테라코타 작품들. 위에서부터 ‘상경’(1968), ‘말과 소년 기수’(1965), ‘인체 4’(1965) 부분. 권진규 유족은 이들 작품을 포함해 25일 케이옥션 ‘11월 경매’에 출품했던 8점을 경매 직전 ‘출품 취소’했다(사진=권진규기념사업회·케이옥션).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경매에 나왔던 권진규(1922∼1973)의 조각작품 9점 중 8점이 경매당일인 25일 ‘출품 취소’로 거래가 이뤄지지 못했다. 8점은 권진규 유족이 내놓은 작품들이었다. 2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케이옥션에서 진행한 ‘11월 경매’에는 유일하게 남은 ‘혜정’(1968)만 나서 1억 8000만원을 부른 현장 응찰가에게 낙찰됐다. ‘혜정’은 유족이 아닌 다른 소장가가 내놓은 작품이다.

이날 ‘출품 취소’는 경매 두 시간 전쯤 급작스럽게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허경회 권진규기념사업회 대표는 “작품 8점을 케이옥션 ‘11월 경매’에 위탁했으나 많은 고민 끝에 최종적으로 경매를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행히 케이옥션 측이 간곡한 유족들의 결정을 존중하며 어려운 요청을 수용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출품을 취소한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허 대표는 권진규의 여동생 권경숙 씨의 아들이다.

이번 경매는 권진규 작품들에 얽힌 안타까운 사정이 그의 비극적인 개인사와 오버랩되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었더랬다. 유족이 조각품을 무더기로 경매에 내놓은 것은 대부업체에 담보물이 된 권진규 작품 700여점을 되찾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2015년 권진규미술관을 짓는 조건으로 한 업체에 양도한 작품들이 대부업체에 40억원 대출을 위한 담보로 잡혀 있다는 사실이 소송 중 드러났던 터. 지난 8월 양도대금 40억원을 받고 작품을 유족에게 돌려주라는 판결 이후, 내년 3월까지 대부업체에 변제금 40억원을 유족이 대신 지급하고 작품을 전량 인수하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 이번 경매는 ‘대부업체 부채 40억원 중 10억원을 갚기 위해서’란 유족의 분명한 목적이 있었던 셈이다.

이날 경매에 나서기로 했던 출품작 9점은 실존 인물을 모델로 한 권진규의 대표적인 테라코타 작품들. 인물상 ‘상경’(1968), ‘혜정’(1968), ‘여인두상 선자’(1966)와 ‘말과 소년 기수’(1965) 등 테라코타 구상조각, 색을 입힌 테라코타 추상부조 ‘인체 4’(1965), ‘인체 1’(1966), ‘문 3’(1967), ‘여인과 수레바퀴’(1972) 등. 이외에도 권진규의 매우 드문 나무조각인 ‘입산’(1970s)이 있었다. 이중 담보작품이 8점이고, ‘혜정’만 소장가가 달랐다. ‘상경’ 2억 5000만∼5억원, 말과 소년 기수’ 1억 2000만∼3억원) 등 총 추정가 14억∼27억원을 내다봤었다.

대부업체 창고에 묶인 700여점은 유족이 인수하는 대로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 내년 5월 서울시립남서울미술관에서 공개할 예정이었다.

권진규의 테라코타 인물상 ‘혜정’(1968). 25일 연 케이옥션 ‘11월 경매’에서 1억 8000만원에 낙찰됐다. 이날 경매에 나온 권진규 조각작품 9점 중 유일하게 거래가 성사됐다(사진=케이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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