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못한 70대 환자, 자택서 사망…병상難에 치료 골든타임 놓친다

대구지역 환자 둘중 하나, 병상 확보 못해 집에서 대기
병상 배정 못 받은 70대 노인 확진자 집에서 첫 사망
중증환자-음압병상, 경증환자-감염병 전담병원 배치키로
당국, 집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환자 기준도 마련 중
  • 등록 2020-02-27 오후 4:46:40

    수정 2020-02-27 오후 4:46:40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대구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70대 노인이 입원 병상을 구하지 못해 집에서 대기하다가 사망하는 사고가 처음으로 발생했다. 대구에서 폭발적으로 확진환자가 늘면서 병상 부족으로 인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결국 현실화했다.

◇대구 확진자 2명 중 1명 집에서 대기

27일 질병관리본부 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443번(74) 환자는 신천지 교인 전수조사 과정에서 유증상자로 분류된 1200여명 중 1명이었다. 지난 23일 관할보건소 이동검진팀에서 방문해 검체를 채취했고 2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는 지병으로 신장 이식을 받은 이력이 있었다. 고령에 기저질환자로 코로나19 고위험군에 속했지만 하루 2번 증상 유무를 확인하는 모니터링 전화 외에는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계명대 동산병원 한 의료진이 벤치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있어서 병상을 배정하는 과정 중에 사망했다”며 “우선 입원조치가 필요한 상황으로는 보인다. 하지만 병원 배정 등 세부적인 대구에서 진행한 조치에 대해서는 현재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9시 현재 대구시 코로나19 확진환자는 전일 오전 9시 대비 340명 증가한 1017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2명 중 1명 이상이 병상이 없어 입원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 447명만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추가로 100여명이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500여명은 병상이 없어 집에 있어야 한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확진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병상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그래서 지금 중앙재난대책본부와 함께 추가 병상 확보를 위해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경증 환자의 경우 4~5일 정도 집에 머물며 스스로 상태를 관찰한 후 상태가 호전되지 않을 때 병원을 찾는 게 좋다고 권하고 있다. 하지만 중증환자는 바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국내 사망자 12명 중 대부분이 기저질환 환자였다. 임상 태스크포스(TF) 관계자는 “고혈압 당뇨라 하더라도 평소에 조절이 되며 심각하지 않지만 조절이 안 될 때 감염되면 심각해질 수 있다”며 “1차로 폐를 망가뜨리기에 심장, 폐, 간, 신장 등이 심각하게 망가진 분에게는 좋지 않다”고 말했다.

◇중증환자 구분한 의료팀 시도별 구성

정부는 환자 위험도를 구분하는 기준을 마련해 중증환자의 경우 국가지정 음압병상으로 옮겨 치료하고 경증환자의 경우엔 감염병 전담병원에서 치료받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치료가 필요한 이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아 사망으로 이어지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중증질환이나 사망을 예방하기 위해선 좀 더 우선순위가 있는 고위험군을 중증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배정하는 게 원칙”이라며 “이같은 분류 기준을 만들기 위해 임상전문가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맥박의 정도와 연령, 기저질환 유무 등이 중증환자 판단에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에 따르면 환자 4만여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치사율은 연령과 비례했다. 50대의 경우 1.3%에 불과하지만 80세 이상의 경우 14.8%로 상승했다.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연구센터장은 “노령층은 인후통과 독감으로 진행하면서 나중에 폐 손상이 심해져 쇼크에 빠질 수 있어 사망률이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60대 이상 확진자는 318명이다. 이 중 70~80대가 92명에 이른다. 이들을 중심으로 기저질환 유무를 파악하고 우선 병원 배치가 추진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를 전담할 중증도 분류 의료팀을 시도별로 구성할 계획이다. 정 본부장은 “시도별 중증도 분류팀이 환자 임상상태를 파악해 적절한 병상을 배치하고 만약 시도간에 병상 전원이 필요하다면 그 안에서 병상이나 자원을 연계하는 방식의 컨트롤타워도 함께 만들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재택치유 가이드라인도 함께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세가 가벼운 환자는 자가격리 치료로 전환하고 폐렴이 있고 중증인 환자는 2·3차 의료기관, 심각한 환자는 인공호흡기 등 중환자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각각 배정해 사망률을 적극적으로 낮추려는 것.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은 “증상이 가벼운 환자가 집에서 지낸다면 지금 (의료시스템에서) 2만명도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조건 증상이 있으면 집에 있으라는 게 아닌, 어떤 증상이 나타나면 어떻게 적절한 진료를 받을 지 재택치료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우려는 것이다. 오 위원장은 “재택 치료 중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가 증상이 심해졌을때 보건당국에 신고할 수 있는 보호자가 있는 지 여부가 될 것”이라며 “이를 감안해 집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환자 기준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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