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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각급 법원의 부장판사 이하 930명의 법관들은 앞서 내부 사무분담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확정된 재판부에 배치돼 업무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인사 전부터 멈춰 있던 재판들이 곧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를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는 이번 인사 이후 대등재판부로 운영된다. 3년간 심리하던 박남천 부장판사가 서울동부지법으로 전보되면서, 이 사건은 올해 새롭게 구성된 대등재판부(이종민·임정택·민소영 부장판사)의 손에 맡겨졌다.
서울중앙지법은 형사28·35부와 함께 형사합의21부와 부장판사 3인으로 구성되는 대등재판부로 신설했다. 형사합의21부에는 김미리 부장판사가 유임됐고, 그와 함께 김상연, 장용범 부장판사가 새롭게 배치됐다. 김 부장판사는 4년째 서울중앙지법에 남게 됐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사건과 자녀 입시비리 사건 등을 심리하게 된다. 조 전 장관 사건은 지난해부터 재판이 진행되고 있지 않는 상태로 다음 기일도 잡히지 않았다.
이례적으로 서울중앙지법에 6년째 남게 된 형사합의36부의 윤종섭 부장판사는 사법농단 사태에 연루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의 사건을 계속해서 심리한다. 배석판사인 송인석, 김용신 판사도 모두 유임됐다.
임 전 차장 사건은 1월 이후 기일이 정해지지 않았다. 이 전 실장은 1심 선고를 앞두고 지난주 재판부에 변론재개 신청을 했고, 선고기일이 다음 달 11일로 연기된 바 있다. 윤 부장판사가 유임하며 사건 처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고등법원도 이번 사무분담에서 고등법원 판사 3명으로 구성된 대등재판부 13개를 신설해, 모두 19개의 대등재판부를 갖췄다. 고등부장 대등재판부인 형사1부는 이승련·엄상필·심담 부장판사로 구성되며,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 재판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