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이해찬 사퇴하면 총선 포기?…19·20대, 비대위 승리

"물러나란 건 선거 포기, 합리적 주장 아냐"
총선 직전 당 대표 사퇴 뒤 승리 사례 다수
민주, 20대 3개월 前 비대위 발족 원내 1당
"이 간판으론 다 죽는다 판단하면 비대위"
  • 등록 2019-10-31 오후 4:59:03

    수정 2019-10-31 오후 4:59:03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제11차 정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선거가 이제 다섯 달밖에 안 남았는데 여기서 물러나라면 선거를 포기하라는 얘기다. 합리적인 주장이 아니지 않느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조국 전(前) 법무부 장관 사퇴 정국에서 촉발한 일각의 사퇴 요구를 일축하면서 한 말이다. 21대 총선이 6개월도 안 남은 상황에서 현 지도부가 물러나면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이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못 이기면 나라 전체가 어려워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도 부연했다. 이 대표 말처럼 정말 총선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지도체제가 무너지면 선거전에 임하기 어려운 건지 사실관계를 검증해봤다.

19대 박근혜·20대 김종인 비대위 체제 승리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의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는 평가다. 이 대표 말과 달리 직전 선거였던 19대와 20대 총선에서는 당 대표가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꾸려진 정당들이 모두 승리를 거뒀다.

어느 특정 정당만의 사례도 아니다.

19대 총선에서는 박근혜 비대위의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이 과반인 152석을 확보했다. 20대 총선에서는 야당이었던 김종인 비대위의 민주당이 123석을 얻어 122석을 얻는 데 그친 새누리당을 누르고 원내 1당을 차지했다.

두 비대위는 현 상황보다도 총선에 가까운 시기에 출범했다. 박근혜 비대위는 총선을 약 4개월 앞둔 2011년 12월에, 김종인 비대위는 불과 3개월 앞둔 2016년 1월에 발족했다.

비대위 전환이 순탄했던 것도 아니다.

2011년 당시 한나라당(박근혜 비대위 출범 뒤 새누리당으로 당명 개정)은 하반기 재보궐 선거 참패 뒤 홍준표 최고위 체제가 무너진 상황에서, 당내 최대계파인 친박(박근혜)계 수장 박근혜 의원이 비대위원장 물망에 오르자 친이(이명박)계와 소장파들은 강력 반발했다. 2016년 민주당에서도 새누리당 비대위원 출신 김종인 전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았다.

“비대위 전환하려면 지금이 마지막 타이밍”

하지만 양당 모두 비대위의 과감한 당 체질 개선을 바탕으로 전망이 어두웠던 총선 승리를 이끌어 냈다.

박근혜 비대위는 ‘이명박 정권 심판’ 목소리 속에 패색이 짙다는 예상이 강했다. 김종인 비대위 역시 100석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오는 와중이었다.

물론 당시 상황은 지금 민주당과 다른 측면도 있다. 양측 모두 각각 박근혜·문재인이라는 당내 최대주주의 힘을 기반으로 비대위 체제를 관철했고 과감한 당 체질 개선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 수 있었다.

또 광역단체장 중 가장 상징성이 강한 서울시장직을 내준 2011년 한나라당, 안철수·호남계 등 비문(문재인) 진영의 집단탈당으로 당이 둘로 쪼개졌던 2015년 민주당만큼의 위기는 아니란 지적도 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당 유튜브 채널 ‘씀’에서 “조금 더 소통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제언을 하는 분들은 있다”면서도 “당내 의원들 중에 이해찬 대표가 퇴진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분들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비대위로 전환하려면 지금이 마지막 타이밍에 가깝다”며 “어느 당이든 현 지도부로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 비대위로 바꾸는 게 좋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이 간판으로 가면 다 죽는다는 정도의 판단이 아니라면 현 지도 체제를 유지하면서 당 쇄신을 하는 게 낫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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