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더 젊게, 더 강하게… 대권 도전한 정세균 ‘라스트 댄스’

‘경제 대통령’ 전면 내세워 ‘빅3’ 중 첫 대권도전 공식화
소득 4만 불 비전 제시, 부동산은 증세 대신 ‘공급 폭탄’
세대교체風 의식한 듯 2030 소통 강화, 래퍼 포즈에 ‘틱톡’까지
‘불안한 3위’를 어쩌나… 양분된 호남 민심 丁에 몰릴까
  • 등록 2021-06-17 오후 7:42:52

    수정 2021-06-17 오후 9:15:00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혁신경제 시대로 돌진하는 ‘팔로우 코리아 붐’을 만들고 담대한 사회적 대타협으로 항아리형 경제구조를 만들어 소득 4만 불 시대를 열겠다.”

대기업 임원 출신이자 6선 국회의원, 국회의장,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마지막 도전에 나섰다. 정 전 총리는 17일 서울 마포구 상암 누리꿈스퀘어에서 대선 출마선언식을 열고 ‘강한 대한민국, 경제 대통령’이란 슬로건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경제 회복과 청년문제 해결 등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여권 ‘빅3’(이재명·이낙연·정세균) 중 출마 공식화한 건 정 전 총리가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출마선언식을 열고 대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
소득 4만 불 시대 약속… ‘부동산 공급폭탄’ 공약

정 전 총리는 이날 출마 연설에서 “모든 불평등과 대결하는 강한 대한민국의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평등의 원인은 시작도 끝도 경제”라며 혁신경제, 소득 4만 불 시대 달성, 돌봄사회 등 구체적인 경제 대통령 구상을 제시했다. 대선주자 중 유일하게 경제인 출신인 만큼 이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그는 “‘잘살아 보세’라는 구호로 선진국을 쫓아가는 경제모델은 폐기하고 한국을 따르자는 ‘팔로우 코리아 붐’을 만들어야 한다”며 “상생의 반석 위에 4차 산업혁명의 중심 강한 대한민국의 혁신을 이끌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정 전 총리는 소득 4만 불 시대를 열기 위한 ‘담대한 사회적 대타협’의 방법으로 △노동시장 복원을 위한 대기업 주주 배당과 임원·근로자 급여 3년 동결 후 하청 중소기업 납품 단가 및 급여 인상 △비정규직 우대임금제 도입을 제안했다. 그는 “중산층과 서민의 임금과 소득을 크게 올려 국민이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앞서 제안한 ‘미래씨앗통장’(모든 신생아에 20년 적립형으로 1억원 지원)을 언급하며 “청년이 사회로 나오는 성인이 될 때 흙수저, 금수저, 부모찬스 타령이 아닌 국가가 제대로 돌봐주는 국가찬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청년고용국가보장제의 한시적 도입과 혁신기업 육성도 약속했다.

부동산 문제 해결은 ‘증세’가 아닌 ‘공급’에 초점을 잡았다. 정 전 총리는 “부동산을 잡는 게 아니라 부동산을 짓겠다”며 “임기 중 공공임대주택 100만호, 공공분양아파트 30만호를 공급하겠다. 그중 절반은 ‘반값아파트’이며 나머지는 ‘반의 반값’으로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재킷 벗고 무대…“형이라 불러다오” 이미지 변신

이날 행사는 의례적인 내빈 소개 및 정치인 축사를 없애고 대신 2030세대와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토크쇼 형식으로 시작했다. 청년들은 ‘청년 문제’ ‘부동산 문제’ ‘정치불신’ ‘경제회복 계획’을 물었고 정 전 총리가 이에 일일이 답했다. 정 전 총리는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재킷을 벗고 와이셔츠 차림으로 청년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지지율이 낮은 것 아니냐” “나이가 가장 많은 후보가 될 듯하다” 등의 송곳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정 전 총리는 “지지율은 때가 되면 오른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지지율이 낮았으나 1등이 됐다. 연연 않는다” “숫자로서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될 당시나 지금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고령”이라고 답했다.

정 전 총리는 대선 출마에 맞춰 대대적인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2030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동영상서비스인 ‘틱톡’과 ‘유튜브’에 검은색 ‘벙거지 모자’와 선글라스를 낀 채 래퍼처럼 ‘엄지척’ 포즈를 취한 모습을 공개한 게 대표적이다. 15초가량의 짧은 영상에 손뼉을 칠 때마다 옷차림이 바뀌며 마법사, 카우보이 복장으로 변신해 흥미를 끌었다.

페이스북에는 ‘정세균형’ ‘우리형’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축구선수 박지성·손흥민과 프로게이머 페이커, 야구선수 오재형에 빗댄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고루한 이미지를 벗고 청년 유권자에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시도로 읽힌다. 정세균 캠프 관계자는 “캠프에 2030세대를 적극 영입해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며 “출마선언식을 여의도나 광화문이 아닌 상암을 택한 것도 더 젊고 역동적인 인상을 주기 위한 것”이라 말했다.

불안한 3위, 출마선언이 반등 계기될까

낮은 지지율이 고민거리다. 총리 사임 후 그동안 대권행보를 이어왔으나 ‘5%’의 벽을 좀처럼 넘지 못하고 있다. ‘빅3’로 분류됐으나 최근엔 ‘이준석 돌풍’에 따른 세대교체 바람을 탄 박용진 의원 등에 밀리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강성 친문 지지층을 등에 업고 있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역시 기세가 만만찮다.

정세균 캠프 측은 출마선언을 계기로 지지율이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 정 전 총리의 장점인 경륜과 수차례 검증을 통과한 높은 도덕성 그리고 다른 대권주자에 비교우위에 있는 실물경제 경험이 빛을 발한다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별칭인 ‘미스터 스마일’이라는 온화한 이미지에서 탈피해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을 강조하며 강성 지지층에 적극 구애하는 ‘강세균 전략’도 이어간다.

정계에선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양분하고 있는 호남 민심 향방에 정 전 총리의 운명이 달렸다고 본다. 민주당의 텃밭이자 당원 다수가 호남 출신인 만큼 이 전 대표를 꺾고 ‘호남 맹주’로 오른다면 지지율 반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정 전 총리가 이날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이 모두 중용했던 인물”을 언급하며 ‘김대중 후계자’를 자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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