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코로나 3년..월세 1억 누가 버티나요?"

[기로에 선 상가시장]관광상권 고사 위기
가로수길 공실률 36.4%..전년비 17.3%P↑
임대료 오른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상권 악화
내국인 중심 세로수·나로수길은 선방 'K자 양극화'
  • 등록 2022-03-02 오후 10:00:00

    수정 2022-03-02 오후 10:00:00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월세 1억원을 누가 버틸 수 있나요.”

최근 찾은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은 겨울의 끝자락에 찾아온 매서운 한파처럼 썰렁했다. 과거 사람들로 북적거렸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메인 상권을 중심으로 건물 전체를 통임대로 내놓은 몇몇 건물들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3년간 가로수길 길목을 지키던 커피스미스 1호점도 텅텅 비어 있다. 1억원의 월세를 버티지 못하고 작년 7월 폐업한 후 여전히 새로운 임차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미 가로수길의 경우 임대료가 오를만큼 오른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매출까지 줄면서 이를 버티지 못하는 임차인들이 문을 닫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인근 시티공인중개사 대표는 “화장품 가게들이 제일 먼저 빠졌고 이후 악세서리 가게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면서 “현재 일부 영업하고 있는 곳은 그나마 착한 임대인들이다. 5~6개월 동안 임대료를 내지 않는 렌트프리를 한 경우가 대다수”라고 귀띔했다.

국내 명품 브랜드로써 야심차게 가로수길에 단독 매장을 열었던 MCM의 경우 올해 8~9월까지 계약기간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초 일찌감치 철수했다. 인건비, 유지비 등을 고려해 손해라고 결론내렸다.

실제로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에 따르면 가로수길 공실률은 지난해 4분기 36.4%를 나타냈다. 전년도 4분기(19.1%) 보다 17.3%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임대료를 낮추는 임대인을 찾기는 쉽지 않다. 최근 한 기업 측에서 월세 8000만원에 전체 통임대를 하겠다고 의사를 타진했지만 건물주가 1억원이 아니면 안하겠다며 거절한 사례도 있었다고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했다.
△신사동 가로수길의 한 매장이 비어 있다.
가로수길의 경우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지만 신분당선·위례신사선 개통 등을 앞두고 땅값은 더욱 치솟고 있다. 그러다보니 임대인들도 임대료를 낮춰 건물값이 떨어지느니 차라리 비워두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빌딩로드부동산중개 김원현 팀장은 “가로수길 메인 상권의 경우 평당 호가를 5억원까지 부르는 경우도 있다”면서 “공실이 늘고 있지만 교통 호재 등으로 상권이 다시 살아나고 부동산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 강하다”고 말했다.

반면 신사동내에서도 골목상권에 속하는 세로수길과 나로수길은 그나마 상황이 양호한 편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에 외국인보다는 내국인 수요가 많으면서 특색있는 분위기의 카페나 음식점, 패션 매장들을 중심으로 상권이 유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코로나19 거리두기 영향으로 일부 음식점들은 직원을 축소하는 등 자체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긴 했지만 의류 매장들보다는 상황이 낫다”면서 “유행에 민감한 젊은 층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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