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의 후진적 언론 통제[기자수첩]

순방 전용기에 MBC 탑승불허 ‘일파만파’
왜곡·편파 보도에 취재 편의 제공 않기로
언론계 “언론자유에 대한 명백한 도전” 반발
  • 등록 2022-11-10 오후 7:34:33

    수정 2022-11-10 오후 9:29:41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첫 동남아 순방을 이틀 앞둔 지난 9일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이 발칵 뒤집혔다. 대통령실이 MBC 출입 기자들에게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유는 이렇다. 전용기 탑승은 외교·안보 이슈와 관련해 취재를 위해 순방에 동행하는 기자들에게 편의 차원에서 제공해오던 것인데, 최근 MBC의 외교 관련 왜곡·편파 보도가 반복된 점을 고려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도 10일 출근길 문답에서 “대통령이 국민들의 세금을 써가며 해외 순방을 하는 것은 중요한 국익이 걸려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외 순방은 국익이 걸려 있기 때문에 국익에 반하는 비판적인 매체를 거부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하지만 대통령의 말은 사실과 다르다. 전용기가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것은 맞지만, 기자들이 전용기를 탈 때는 해당 언론사들이 비용을 부담하기 때문에 국민 세금으로 기자들이 순방 취재를 가는 것은 아니다.

또 이를 통보하는 방식도 과격하다. 순방을 이틀 앞두고 급작스럽게 이를 통보하다 보니 해당 언론사는 비행편과 숙박장소를 마련하는데 진땀을 빼야 했다.

MBC는 언론 취재를 명백히 제약하는 행위라며 즉각 반발했다. 언론단체들도 이번 조치에 대해 반헌법적 언론 탄압이자 언론자유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고 규탄했다.

대통령실이 권력 비판을 이유로 특정언론사에 대해 전용기 탑승을 배제하는 것은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다. 군사독재 시대에도 찾아볼 수 없었던 전대미문의 일이다.

최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어떤 참사를 이유로 관계부처 장관을 경질하는 것은 후진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에 묻고 싶다. 비판 매체에 대한 전용기 탑승 거부는 후진적 행태가 아닌가. 아니면 과거 언론장악시대로 회귀하려는 포석인가.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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