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질대로 퍼진` 코로나19…뒤늦게 발견한 `집단감염` 패닉

청도 대남병원서 첫 코로나19 사망자…죽은 뒤 양성 확인
확진자수도 104명으로 급증…신천지 관련 환자만 43명
예배 함께 본 교인 1001명…증상자 90명, 400명 연락두절
29번환자 감염원 단서는 노인복지관…집단감염 더 나올라
  • 등록 2020-02-20 오후 6:02:15

    수정 2020-02-20 오후 6:02:15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국내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 중 첫 사망자가 나왔다. 확진환자 수도 104명까지 불어났다. 이틀 전까지만 해도 30명 수준의 확진자, 보건당국 방역망 내에서 관리됐던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가 어느새 통제를 벗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첫 사망자는 경상북도 청도에 있는 대남병원 환자로, 이미 사망 후에야 코로나19 양성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또 해당 병원에서만 사망자를 포함해 15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을 고려할 때 이미 퍼질 대로 퍼진 집단감염 사태를 이제서야 뒤늦게 발견한 상황이 됐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현재 대구·경북 지역에서 이같은 대규모 지역확산을 일으킨 원인으로는 대구 신천지예수교가 지목되고 있다. 20일 오후 5시 기준 총 104명의 확진자 중 신천지예수교 관련 환자는 43명에 이른다. 특히 신천지예수교는 사망자가 나온 대남병원과도 연관이 있어 보건당국의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천지교회 대규모 지역감염 ‘뇌관’…앞으로 더 확산 위험

집단 예배를 드리는 특성상 신천지예수교와 관련된 확진자는 앞으로도 급증할 전망이다. 31번 환자가 9일과 16일 두 차례 예배에 참석했을 때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있었던 교인은 무려 1001명에 이른다. 특히 이 중 20일 기준 코로나19 증상을 보인 교인만 해도 90명이다. 게다가 교인 1001명 중 400명 가까이는 보건당국, 지자체와 연락이 닿지 않아 지역사회 확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종교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대구 신천지예수교에서 시작된 확산이 다른 지역으로 퍼져나갈 가능성도 남아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과천이나 경상남도 등에서도 이 종교의 교인들이 대구를 방문해 31번 환자와 같은 시간대에 예배를 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아직도 신천지예수교 내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감염원을 찾지 못했다는 점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31번 환자 역시 2차 감염자일 것으로 보고 있다”며 “비슷한 시기 일부 교인들이 증상을 함께 보였기 때문에 31번을 포함한 교인들이 공동 노출된 감염원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신천지예수교는 15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경북 청도군의 대남병원과도 연관고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1번 환자가 청도를 방문한 사실이 있으며 보건당국에 따르면 청도군에 신천지예수교와 연관이 있는 시설이 존재한다. 교인들이 해당 교회를 찾아 봉사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29번 환자 감염원 실마리, 노인복지관…집단발병 또 나올라

그나마 보건당국이 국내 감염원 불명 첫 환자인 29번 환자의 감염원을 찾을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낸 것은 불행 중 다행. 지난 19일 밤 확진 판정을 받은 56번 환자와 29번 환자의 동선이 일치하는 것을 알아냈다. 56번 환자는 19일 종로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진단검사를 받았으며 이날 저녁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56번 환자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하던 중 이 환자가 1월 말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한 것을 확인했다.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은 29번 한자의 발병 전 14일간 행적을 추적하며 보건당국이 감염원을 찾을 수 있는 장소 중 하나로 집중 조사하던 곳이다.

29번 환자와 56번 환자는 1월 말 함께 식사를 한 것으로 확인돼 복지관에서 감염원에 동시 노출됐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해당 복지관은 2월 1일 문을 닫은 상태이나 당국은 29번 환자와 접촉한 100명의 명단을 확보해 감염원을 찾고 있다. 이 때문에 해당 복지관을 중심으로 또다시 집단 발병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복지관을 찾은 이들이 대부분 고령자로 감염 취약계층이라는 점도 문제다.

선제 차단보다 피해 최소화에 초점…달라지는 정부 방역

20일 오후 5시 기준 이날에만 총 53명의 신규 확진자가 추가되며 정부의 태도도 달라졌다. 그동안 지역감염이라고 단언하기 이르다는 입장이었으나 이날 처음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제한적 지역감염’이라는 단어를 썼다.

대구와 경북 지역에서만 49명의 환자가 발생해 전체 환자의 절반을 넘어섰기 때문에 더는 지역사회 확산이 아니라고 이야기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만 지역감염이 대구와 경북 등 일부 지역에서만 나타나고 있어 ‘제한적’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환자를 최대한 조기 발견해서 대규모 확산을 막고 조기 치료를 통해 사망률을 낮추는 데 방역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일 0시부터 검사 대상을 확대하는 ‘사례정의 개정 6판’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폐렴 환자의 경우 격리 후 진단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중심인데, 이 때문에 56번 환자 등 다수의 환자를 찾아낼 수 있었다.

이외에도 국회에서는 의심환자임에도 진단검사 등을 거부할 때 1년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이하 벌금에 처하는 내용 등을 담은 이른바 `코로나 3법`이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해 이르면 이달 중 본회의 처리 가능성을 높였다.

아울러 보건당국은 진단시약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면 검체를 빠르게 채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전문적인 팀을 집단 발병이 일어난 지역으로 파견하는 등 방안도 고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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