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빵' 백희나, 아동문학계 노벨상 '린드그렌상' 수상

한국 작가 최초…상금 6억원
백희나 "믿어지지 않아…놀랍고 행복하다"
시상식은 코로나19로 무기한 연기
  • 등록 2020-04-01 오후 5:01:44

    수정 2020-04-01 오후 6:06:26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그림책 ‘구름빵’으로 유명한 백희나(49) 작가가 지난 31일(현지시간)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수상했다. 올해 67개국에서 240명이 후보로 올랐는데, 한국 작가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 심사위원단은 이날 스웨덴 스톡홀름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집에서 진행된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백희나 작가를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회는 “백희나의 작품은 고독과 연대에 대한 이야기”라며 “감각적이고, 아찔하며, 날카롭다”고 수상이유를 밝혔다. 이어 “백 작가의 기법은 팝업북뿐 아니라 종이 인형과 종이 장난감 책이라는 오랜 전통과도 연결된다”며 “모든 이야기에는 아이의 관점과 우리 삶에서 놀이와 상상이 갖는 힘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백 작가는 스웨덴 일간지 DN과의 인터뷰에서 “믿어지지 않는다. 매우 놀랍고 행복하다”면서 “아이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내 자신이 아이라고 생각하고 아이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백 작가는 ‘구름빵’ 등 13권의 그림책을 출간했다. 2004년 내놓은 ‘구름빵’은 고양이 남매가 두둥실 하늘로 떠올라 아침을 거른 채 허둥지둥 출근한 아빠에게 구름빵을 갖다 주는 내용이다. 구름으로 만든 빵을 먹고 떠오르는 기발한 상상력과 따뜻한 가족애로 사랑을 받았다. 2011년 영어판을 비롯해 10여개국에서 번역·출간돼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어린이뮤지컬과 TV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됐고, 캐릭터 상품으로도 흥행했다.

하지만 신인이었던 백 작가가 출판사에 저작권을 일괄 양도하는 이른바 ‘매절계약’을 맺으면서 출판계의 불공정 계약 관행에 관한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콘텐츠로 4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음에도 고작 작가에게 돌아간 수익은 2000만원이 채 되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백 작가는 출판사 등을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냈으나 1·2심 모두 패소했다.

백 작가는 DN과의 인터뷰에서 “소송은 내가 뜻한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그래서 이 상이 내게 큰 희망으로 다가온다. 내가 계속해서 책을 쓸 수 있는 힘을 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백 작가는 1971년생으로 이화여대 교육공학과를 졸업했고, 캘리포니아 예술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했다. 구름빵으로 2005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됐다. 한국출판문화상, 창원아동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아너리스트에도 선정됐다.

한편,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은 스웨덴 정부가 2002년 만들었다. ‘삐삐 롱스타킹’을 쓴 스웨덴의 유명 작가인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정신을 기리며 어린이를 위한 작가를 상대로 수상자를 선정해왔다. 상금은 500만 크로나(약 6억460만 원)다. 시상식은 매년 6월 1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무기한 연기됐다.

백희나 작가(사진=주한스웨덴대사관).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그림 같은 티샷
  • 홈런 신기록 달성
  • 꼼짝 마
  • 돌발 상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