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난국타개 승부수 ‘秋발언 사과·조대엽 자진사퇴’

임종석 비서실장, 국민의당 방문해 ‘추미애 발언’ 유감표명
野3당 부적격인사 철회 요구에 조대엽 장관 후보자 자진사퇴
유영민 미래·정현백 여가·송영무 국방장관 임명장 수여
  • 등록 2017-07-13 오후 7:18:57

    수정 2017-07-13 오후 7:18:57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의 초강경 대치에 따른 난국 타개를 위해 통큰 승부수를 던졌다. 추가경정예산안 및 정부조직개편안 통과를 위해 야당의 요구를 대폭 수용한 것. 우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른바 ‘머리 자르기’ 발언 논란과 관련해 국민의당의 사과 요구를 사실상 수용했다. 또 인사문제에 반발해온 야당의 자존심도 세워졌다. 당초 장관 임명은 대통령 권한이라면서 임명 강행을 강조하면 분위기에서 한 걸음 뒤로 물러난 것이다.

13일 청와대는 하루종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우선 임종석 비서실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과 김동철 원내대표를 만나 추미애 대표의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임종석 실장의 사과는 문 대통령의 의중이 실렸다고 볼 수 있다. 또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3당이 주장해온 송영무 국방부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철회와 관련해 조대엽 후보자의 자진사퇴로 문제를 매듭지었다. 형식은 자진사퇴이지만 조대엽 카드를 포기한 셈이다.

文대통령, 추경·조직개편 위해 野 요구 대폭 수용

추경과 정부조직개편은 문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이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두 달이 흘렀지만 추경 논의는 전혀 속도를 내지 못했다. 야3당이 송영무·조대엽 후보자의 지명철회를 요구하며 추경 심사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추경은 문 대통령의 핵심공약인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주요 수단이었다. 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추경에 대한 정치권의 협조를 당부할 정도로 애착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오늘로 65일이 되었다. 국민들을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달리고 싶지만 일할 조직도 예산도 가로막혀 있어서 참으로 답답하다”며 여야 정치권에 조속한 추경 통과를 강조했다. 특히 “더 이상은 지체할 시간이 없다. 일자리 추경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그 효과는 반감될 것”이라면서 “어떤 이유에서건 정치적 문제로 국민이 희생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조직개편 문제 역시 문 대통령의 숙제였다. 여야 대치가 장기화하면서 돌파구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13일 새벽 미국 측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공식 요구하면서 조직개편은 더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당장 미국과 FTA 개정협상을 주도할 통상교섭본부장은 조직개편 이후에나 임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文대통령 고육지책에 野 ‘발목잡기’ 역풍 의식해 태도 바뀔 듯

임종석 비서실장의 사과와 조대엽 후보자의 자진사퇴는 난국타개를 위한 문 대통령의 고육지책이다. 문 대통령이 직접 사과를 한 것도 조대엽 후보자를 지명철회한 것은 아니지만 꼬여버린 정국을 풀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결단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양보에 야당 역시 기류 변화가 불가피하다. 당장 추경과 정부조직개편과 관련해서는 초당적 차원의 협조가 기대된다. 문 대통령이 자존심을 구겨가면서 야당의 체면을 세워준 만큼 야당이 계속 강경책을 고집하면 ‘지나친 발목잡기’라는 역풍에 시달릴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은 여야 대치의 꼬인 매듭을 푼 뒤 1기 내각구성의 최대 난제였던 송영무 후보자 문제를 정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 30분 청와대에서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정현백 여가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장관 후보자에 대해 임명장을 수여했다. 송영무 장관에 대한 야권의 반발은 여전하지만 북한의 ICBM급 미사일 발사 등 국내외적으로 엄중한 안보상황을 고려한 것. 조대엽 자진사퇴라는 읍참마속을 통해 속전속결로 인사문제를 마무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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