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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JP모건마저 '무배당' 검토…"연준 주식 매입 나서야"

'월가의 리더' JP모건, 첫 배당 중단 검토
"어떤 위기에도 주주배당 꼭" 철학 무너져
'주주친화' 월가의 전통에 균열 낸 코로나
항공·자동차 등 美 공장들 줄줄이 셧다운
또 '연준 역할론'…"주식 매입 가능해야"
  • 등록 2020-04-07 오후 8:04:01

    수정 2020-04-07 오후 8:04:01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 (사진=AP/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뉴욕=이준기 특파원] 미국 월가의 리더 격인 투자은행(IB) JP모건이 창사 이래 처음 배당금 지급 중단을 검토 중이이라고 밝혔다. 200년간 교과서처럼 지킨 월가의 주주친화 배당 전통에 균열을 낸 건 다름 아닌 코로나19다. 기업의 실적 악화 충격파에 미국 최대 은행마저 유동성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일본은행(BOJ)처럼 기업 주식을 살 수 있도록 권한을 줘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초유의 회사채 매입에 이어 더 전방위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어떤 위기에도 배당은 꼭” 철학 무너져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주주 서한을 통해 “(코로나19로부터 위기에 빠진 가계와 기업 때문에) 수십억달러 규모의 신용 손실(credit losses)에 노출돼 있다”며 “배당금 지급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JP모건은 1799년 창립했다. 200년 남짓한 세계 최대 금융중심지 월가의 산증인이자 리더 격이다. 씨티,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함께 미국 최대 은행으로 불린다.

다이먼 CEO는 “올해 2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35%까지 폭락하고 실업률은 14% 넘게 치솟는 극단적인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고려할 것”이라고 전제를 달기는 했다. 하지만 ‘배당주’로 손꼽히는 JP모건이 배당 중단 가능성을 입에 올린 것 자체가 충격적이라는 평가다. JP모건은 2008년 금융위기 등 과거 그 어떤 위기 국면에서도 배당 원칙만은 지켜 왔다. 이익잉여금 중 일부를 주주에게 분배하는 건 비용이 아니라 투자라는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그럼에도 최근에는 이를 지키지 못할 정도로 유동성 우려가 크다는 게 다이먼 CEO의 생각이다. JP모건이 배당하지 못하면 이번이 역사상 처음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다이먼 CEO는 “최소한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급격한 침체가 올 것”이라며 “JP모건의 올해 수익은 의미심장한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했다. 월가의 리더가 내린 결정은 도미노 배당금 중단 사태를 부를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투자관리사 BNY멜론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에 속한 기업의 올해 주당배당금은 올해 2월만 해도 61달러로 추정됐다. 그런데 현재 이 전망치는 40달러까지 폭락했다. S&P 500은 대형주 중심이다. 대기업들이 코로나19의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존 벨리스 BNY멜론 이코노미스트는 “주식은 점점 덜 매력적인 자산이 될 것”이라고 했다. 주식 투자 감소는 기업에 추가 악순환 고리로 작용할 수 있다.

제조업계는 이미 공장 폐쇄를 확대했거나 그 기간을 연장했다.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사 보잉은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보잉은 워싱턴주와 펜실베이니아주 공장 가동을 멈춘 상태다. 자동차업계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혼다는 미국과 캐나다 공장을 다음달 1일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닛산은 미국 공장 셧다운을 이번달 말까지 늘리기로 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무기한 셧다운에 들어간 이후 재개 시점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또 ‘연준 역할론’…“주식 매입 가능해야”

끝을 가늠하기 어려운 기업 쇼크에 또 등장한 게 ‘연준 역할론’이다.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은 CNBC와 인터뷰에서 ”연준은 법적으로 주식을 살 수 없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볼 때 의회가 연준의 주식 매입 권한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월가 일각에서는 연준이 일본은행과 같이 주식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매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옐런 전 의장이 뜻을 같이 한 것이다. 전통적인 중앙은행 원칙에 어긋나는 ‘특혜 논란’ 비판이 불보듯 뻔하지만, 기존 대책 정도으로는 위기를 잡을 없다는 우려가 그 밑에 깔려 있다.

옐런 전 의장은 “2분기 성장률이 30% 역성장하고 실업률이 12~13%까지 급등할 것”이라며 “거대하고 파괴적인 충격”이라고 말했다.

옐런 전 의장의 전망은 다이먼 CEO가 언급한 ‘극단적인 시나리오’와 비슷하다. 옐런 전 의장은 “‘V자형’ 반등이 가능하다고 보지만 결과가 더 나쁠 수 있다”며 “경제가 문을 닫았을 때 얼마만큼 피해를 보느냐에 달려 있다”고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미국 경제의 침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악화할 것”이라며 “최근 각국 구매자관리지수(PMI)의 급격한 하락을 보면 그 충격은 신흥국으로 퍼지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확산하고 있는 미국 뉴욕 퀸스 지역의 엘름허스트 병원에 지난 5일(현지시간) 구급차들이 줄줄이 들어오고 있다. (사진=러이터/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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