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코로나 감염된 아시아나 M&A‥재협상 가능성 부상

유상증자 납입일 이달 7일서 잠정 연기
주가 반토막·운항중단 상황서 2.5조 부담 분석
정부도 HDC 인수포기시 '난처'…협상 가능성 제시
  • 등록 2020-04-01 오후 5:15:01

    수정 2020-04-01 오후 6:41:50

[이데일리 이승현 김미영 기자] 아시아나항공 매각 절차가 ‘코로나19’ 사태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항공업계 최대 인수합병(M&A)인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작업이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업계가 최악의 경영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매수자 측이 총 2조5000억원의 인수자금을 두고 부담을 느낀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HDC 유상증자 납입일 잠정 연기

아시아나는 지난달 27일 정정공시를 통해 당초 7일로 예정된 1조4665억원 규모 유상증자(3자배정 방식)에 대한 HDC의 주금 납입일을 잠정 연기한다고 밝힌 상태다. 납입일도 모호하게 바뀌었다. 특정 날짜가 아니라 “거래종결 선행조건 충족일로부터 10일이 경과한 날 또는 당사자들의 합의일”이란 문구를 넣었다. 24일로 계획된 신주상장 예정일도 ‘주금 납입일 후 15일이 이내’로 변경됐다.

HDC의 아시아나 인수작업은 구주매각(3228억원)과 신주발행(2조1772억원)으로 진행된다. HDC가 유상증자를 통해 1차분으로 1조4665억원을 투입하면, 아시아나는 이 중 일부(1조1745억원)를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의 지원자금 상환 등 용도로 사용할 예정이었다.

두 국책은행은 지난해 아시아나에 영구채 5000억원 인수와 한도대출 8000억원, 스탠바이 보증신용장 3000억원 등 총 1조6000억원을 지원했다. 이는 당시 시장의 예상규모를 넘는 ‘통 큰 지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아시아나 매각완료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신주발행 주금에 대한 1차분 납입이 연기되면서 2차분(7107억원) 납입도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반적인 아시아나 인수절차 전체가 줄줄이 늦어지는 셈이다.

아시아나는 공시를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공정거래위원회와 외국 경쟁당국의 이번 인수건에 대한 기업결합심사가 지연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매각을 주도한 산업은행은 계약 당사자인 HDC와 아시아나 측이 당초 선행조건이 7일 이전에 충족될 것으로 보고 납입일을 특정했지만 코로나19로 여파로 충족이 되지 않자 계약서에 근거해 정정하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지난 24일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착륙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운항중단 여파로 4월 모든 직원이 최소 15일 이상의 무급 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산은과 금융지원 협상 가능성 주목

하지만 업계에선 이번 주금납입 연기를 계기로 HDC의 인수 의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쪽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11월 12일 HDC컨소시엄은 경쟁자인 애경그룹에 비해 1조원 많은 2조5000억원의 인수금액을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런데 아시아나 주가는 당시 주당 6580원에서 1일 현재 3395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현재 시가총액 7579억원은 인수금액의 30%에 그친다.

아시아나 부채비율은 2018년 649.3%에서 2019년 1386.7%로 급증했다. 부실한 재무구조에 더해 코로나19 장기화는 직격탄이 됐다. 아시아나는 최근 운항률이 7.6%까지 떨어지자 사장과 임원의 임금을 각각 100%와 60% 반납하고 이달에는 전체 인력의 절반만 근무키로 했다.

높은 금액을 써 낸 HDC가 인수자금 10%(2500억원)를 버리더라도 아시아나 인수를 포기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결국 HDC가 주채권자인 산업은행에 아시아나의 차입금 상환일정 유예나 신규 인수금융 제공 등을 조건으로 제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두산중공업에 대한 1조원 자금지원 등 정부의 대기업 지원은 본격화했다. 특히 정부가 아시아나 새 주인찾기를 통한 정상화에 공을 들여온 만큼 HDC 인수를 반드시 마무리시킬 가능성이 높다.

실제 산업은행 내부에서도 당시 HDC컨소시엄이 아니었다면 아시아나 매각이 어려웠을 거라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아시아나 매각에 정통한 금융권 한 관계자는 “HDC가 포기하면 새 인수자를 찾는 건 쉽지 않기 때문에 산업은행이 HDC와 협상을 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시아나 인수를 위해 국책은행이 우량기업인 HDC에 추가 금융지원을 하는 건 또다른 특혜 논란으로 불거질 수 있어 쉽지 않은 결정이라는 의견도 있다.

산업은행 측은 “HDC로부터 별도의 요청을 받거나 협상을 진행 중인 게 없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HDC 측 역시 “아시아나 인수는 정상대로 추진한다”며 “산업은행에 특정 사항을 요청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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