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급한 불은 껐지만 '첩첩산중'..새 투자자 유치에 사활

이달 외국계 차입금 상환은 연장했지만 미봉책 불과
단기차입금 3069억원..상황 또는 연장 어려운 상황
美HAAH·中BYD·CATL 거론.."구체적 움직임은 없어"
  • 등록 2020-08-31 오후 5:14:48

    수정 2020-08-31 오후 9:30:11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벼랑 끝에 몰렸던 쌍용자동차(003620)가 한고비를 넘겼다. 이달 말 만기인 외국계 금융권 대출 상환을 연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출 상환 연기는 미봉책일 뿐 올해 안에 새로운 투자자를 찾지 못하면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31일 쌍용차와 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로 만기가 돌아온 JP모건의 차입금에 대해 일부 상환, 일부 연장하는 방식으로 한달간 상환을 연장했다.

지난 6월 말에 만기가 도래한 BNP파리바 차입금 역시 같은 방식으로 연장한 바 있다.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대출 연장을 해 준 것은 아직까지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쌍용차의 지분을 51% 초과 유지하고 있어서다. 현재 마힌드라는 쌍용차의 지분 74%를 들고 있다. 다시 말해 쌍용차가 아닌 대주주의 신용을 보고 대출 연장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것도 한달 간격으로 대출을 연장하고 있다. 그만큼 쌍용차 자체에 대한 신용이 없다는 방증이다.

이번 조치 역시 급한 불만 끈 것일 뿐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매달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쌍용차의 단기 차입금(1년 이내 만기 도래)은 3069억원이다.

쌍용차 자체만의 신용도로는 이 차입금의 상환을 연장하긴 어렵다는 게 금융권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1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쌍용차는 1분기 보고서에 이어 반기보고서까지 삼정회계법인으로부터 검토의견 거절을 받았다. 쌍용차가 앞으로도 생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쌍용차는 기간산업안정기금 등을 통한 정부 지원을 요청하고 있으나 정부와 산업은행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마지막 희망은 새로운 투자자를 찾는 일에 있다. 실제로 마힌드라는 쌍용차의 새로운 투자자를 찾아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발표했고, 쌍용차는 지난 6월 삼성증권과 로스차일드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잠재 투자자들에게 투자 의향을 타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거론된 기업은 미국의 자동차 유통 스타트업 HAAH오토모티브홀딩스와 중국 지리자동차, 전기차업체 비야디(BYD), 배터리 기업인 CATL 등이다. 다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관계자는 “투자자로 거론되는 곳 중 기업 실사를 요청하는 등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아직까지 없다”고 말했다.

쌍용차에게 남은 시한은 연말까지다. 쌍용차에 운영자금 200억원, 시설자금 1700억원 등 총 1900억원을 빌려준 산업은행이 연말까지 차입금을 갚지 않으면 담보로 잡은 평택·창원공장 등을 매각해 자금을 회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런 사태가 벌어지면 쌍용차는 사실상 도산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가 회생 기회를 잡기 위해선 내년까지 버틸 수 있는 자금이 조달돼야 하는데 마힌드라는 여력이 없고 정부는 나서기를 꺼려하고 있다”며 “현재는 쌍용차가 새로운 투자자를 찾는 방법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 이 일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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