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30분만에 주총 통과‥연임 성공한 손태승 회장(종합)

국민연금 반대에도 과점 주주들·우리사주·예보 '찬성표'
지난주 가처분 인용돼 DLF 중징계 따른 연임제한사유 제거
손 회장 연임 성공했지만 당국과의 관계 개선 등 남은 과제 산적
첫 행보로 남대문시장 지점 방문·비상경영 회의 실시
  • 등록 2020-03-25 오후 5:36:24

    수정 2020-03-25 오후 6:03:06

손태승(왼쪽 두번째)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25일 우리금융 정기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한 뒤 첫 행보로 권광석(왼쪽 세번째) 우리은행장 등과 함께 남대문시장지점을 방문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시장 소상공인 이야기를 듣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이데일리 이승현 김유성 기자] “이것으로 주주총회를 마칩니다.” 25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로에 위치한 우리금융그룹 본사에서 열린 우리금융지주의 정기주주총회는 30분 가량만에 끝났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등의 안건은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손 회장은 금융감독원 중징계 등의 악재를 딛고 연임에 성공했다. 손 회장은 2023년 3월 주총 때까지 임기 3년을 보장 받았다.

앞으로 손 회장은 우리금융 완전 민영화와 비은행 부문 인수합병(M&A) 등 그룹 경영관리에 주력할 방침이다.

험난했던 손 회장의 재선임 과정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손 회장을 차기 대표이사 겸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당시만 해도 금융감독원이 손 회장에 내릴 징계가 과중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지난 1월 30일 DLF 사태 제재심의위원회가 손 회장의 중징계(문책 경고) 처분을 내렸기 때문이다. 손 회장 연임 자체가 불투명해지면서 우리금융의 지배구조가 흔들렸다. 금융사 임원이 금감원 중징계 처분을 받으면 연임이 제한되는 규정이 걸림돌이었다.

향후 금융 당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손 회장이 용퇴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왔지만, 손 회장은 정면 대결을 선택했다. 중징계 처분 취소소송 등에 나섰고 지난 20일 서울 행정법원의 징계 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인용 판결을 받게 됐다. 덕분에 연임 제한 사유였던 DLF 중징계 효력이 중지됐다. 연임 가도에 가장 큰 걸림돌이 사라진 것이다.

DLF사태 중징계 처분과 관련해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우리금융 2대주주(7.71%) 국민연금이 손 회장의 연임을 반대했지만 ‘손 회장 연임’이라는 대세를 바꾸지 못했다.

결국 이날 주총에서 손 회장의 연임 안은 무난하게 통과됐다. IMM프라이빗에쿼티·푸본생명·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한화생명·동양생명 등 6대 과점주주(24.58%)와 우리사주(6.42%)는 손 회장 연임 안건을 찬성해준 덕분이다. 최대주주(17.25%)인 예금보험공사도 손 회장의 연임에 힘을 보탰다.

소비자 신뢰 회복, 금융당국 관계 개선 과제

우여곡절 끝에 연임에 성공했지만 손 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우선은 DLF 사태,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으로 떨어진 소비자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자산운용사인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과 부동산신탁사인 국제자산신탁을 연이어 인수했다. 또 손자회사인 우리카드는 자회사로 편입했다. 여전히 다른 금융지주사에 비해 여전히 은행 비중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감원의 징계 결정에 불복하면서 불거진 ‘당국과의 불편해진 관계’도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금감원은 서울 행정법원의 중징계 처분 집행정지 결정에 상급심인 서울 고법에 즉시 항고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금감원의 항고 만으로 손 회장의 연임 확정에 영향이 없지만, 손 회장의 리더십 발휘와 경영 활동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수년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손 회장의 2기 임기는 내내 소송으로 점철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라임자산운용 사건과 직원들의 고객 인터넷뱅킹 계좌 비밀번호 도용 사건 등 금감원 징계 사안이 줄줄이 남아 있다.

당국과의 불편한 관계는 이후 손 회장이 추진할 인수·합병(M&A) 활동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이중 하나가 BIS 기준 산정법 변경이다.

우리금융은 현재 BIS 기준 산정이 엄격한 ‘표준등급법’을 적용하고 있다.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위험가중자산이 더 많이 산출되는 표준등급법보다는 다른 금융지주가 쓰는 내부등급법이 더 유리하다. 내부등급법을 쓰면 BIS 비율이 높아져 외부 M&A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 당국의 허가가 필요한 사항이라서 우리금융이 원한다고 해서 변경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편 손 회장은 연임 확정 후 첫 일정으로 권광석 행장과 함께 서울 남대문시장 지점을 방문한 뒤 그룹 ‘비상경영위원회’ 긴급회의를 실시했다. 손 회장은 긴급회의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재난위기 대응에도 경각심을 유지하되 장기적 경기침체를 상정해 그룹사별로 최악의 경영환경에 대비한 시나리오까지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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