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코로나19 3차 확산 등의 여파에 수출 회복과 민간 소비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민간 소비는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했던 작년 1분기보다 더 나빠졌다. 코로나19를 잡지 못한 다면 올해 3% 성장률 기대도 요원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나라 성장률은 3.1%로 종전(2.9%)보다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다만 수출 호조에 힘입어 경제가 회복된다고 해도 내수부진이 계속될 경우 체감경기는 나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수출과 소비 등 내수의 양극화된 경기 흐름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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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작년 1분기 -1.3%(전기비), 2분기(-3.2%), 3분기(2.1%), 4분기(1.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연간 전체로 보면 -1.0%로 1998년 외환위기(-5.10%) 이후 22년만의 역성장세이지만 성장률 감소세를 고려하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의 경기 침체와 비슷하단 평가다. 미국 리만브라더스가 2008년 9월 파산,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우르르 무너지기 시작했는데 2008년 4분기부터 2009년 3분기까지 1년을 잘라놓고 보면 성장률이 -1.1% 감소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정부가 지원책을 GDP의 3분의 1 즉, 570조원 가량 쏟아부으면서 정부 소비가 5.0% 증가했고 코로나19 확산에 언택트(Untact·접촉하지 않은) 수요가 늘어나면서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6.8% 증가, 반도체 투자 붐이 일어났던 2017년(16.5%) 이후 3년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설비투자 증가는 반도체 업황이 개선됐을 때 성장잠재력이 커질 수 있다는 기대로 이어진다.
분기별로 따져보면 작년 하반기부턴 경기는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한 상태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4분기 GDP를 1로 봤을 때 작년 1분기는 0.99, 2분기는 0.96, 3분기는 0.98, 4분기는 0.99로 회복됐긴 하나 2019년 4분기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경기 회복세는 코로나19 상황에 달려있지만 수출 회복, 소비 침체라는 뚜렷한 양극화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은에 따르면 수출은 2019년 4분기를 1로 볼 때 작년 2분기 0.83까지 미끄러졌다가 3분기 0.96, 4분기 1.01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반면 민간 소비는 작년 1분기 0.94, 2분기 0.95, 3분기 0.95, 4분기 0.93으로 더 나빠졌다. 박 국장은 “1분기 때는 코로나19가 처음이라 재화, 서비스가 모두 위축됐고 4분기때는 3차 확산에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음식, 숙박, 문화, 오락 등 대면 서비스 중심으로 크게 악화됐다”고 말했다.
수출·내수 양극화 심화..IMF, 성장률 상향 조정
코로나19 확산세가 잠잠해지고 백신 보급이 계획대로 될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을 3%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IMF는 26일(현지시간) 우리나라 성장률을 3.1%로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작년 4월 3.4%에서 두 차례 연속 하향 조정하다 이번에 상향 조정한 것이다. 우리나라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중국, 미국의 성장세가 유지됐다. 중국은 8.1%로 종전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됐으나 8% 이상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은 성장률이 3.1%에서 5.1%로 2.0%포인트나 상향 조정됐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수출은 선방했지만 반도체, 자동차 등 일부 업종에 한한 것인 데다 대면 소비에 의존하는 계층의 피해는 커졌다. 국민이 체감하는 것은 양극화일 것”이라며 “코로나19 확산 통제가 가장 중요하고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올리는 등 경제에 무리가 간 부분을 감안해 정책 설계를 해야 한다. 반도체 이외의 성장 동력도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