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단체 만난 박영선 장관 “최저임금 차등화 현실성 낮다”(종합)

업계 업종·규모별 차등화 요구에 “안되는 건 안되는 것” 선 그어
사회적 갈등요소 키울 것이란 우려, 업계 “해보지도 않고…”
박 장관 “중앙정부가 하한선 설정, 지자체별 자율권 부여해야”
  • 등록 2019-04-25 오후 7:30:20

    수정 2019-04-25 오후 7:30:20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솔직하게 말하자면 안되는 건 안된다고 말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최저임금 업종별·규모별 적용 가능성 낮다고 생각합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업종·규모별 차등화하게 되면 이것이 오히려 사회적 갈등요소 번지지 않을지 우려가 있어 쉽지 않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중기중앙회 회장단, 관련 단체장 및 기업인 등 40여명이 자리했다. 지난 19일 소상공인단체 간담회에 이어 중소기업계의 다양한 애로사항과 건의를 청취하고 그 결과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했다. 박 장관과 중소기업단체와는 공식적인 첫 만남이다. 하지만 최저임금 차등화과 관련해 박 장관이 이 같이 발언하면서 처음 훈훈했던 분위기는 한순간에 냉각됐다.

박 장관은 “당초 상임위을 통해 지방정부에서 최저임금을 맡으라고 했지만 이를 공개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가 사회적 갈등요소 때문이었다”면서 “임금은 물가랑 연동되기 때문에 서울에 살면 임금이 높아야 하고, 강원도 산골은 물가가 낮으니 임금이 낮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실질적으로 국가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이런 부분들이 오히려 사회적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때문에 업종별·규모별로 최저임금을 차등화하게 해달라고 하면 이런 사회적 갈등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나의 솔직한 답변이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계에선 최저임금 차등화 방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정부에 요구해왔다. 당초 중소기업계는 ‘조용했던’ 홍종학 전 장관과 달리 ‘힘 있는’ 박 장관이 취임하면서 중소기업계의 목소리를 한층 힘 있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박 장관이 이날 간담회에서 최저임금 차등화에 대해 공식적으로 선을 그으면서 중소기업계 대표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김문식 주유소운영업조합 이사장은 “우려가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근로자들이 몰릴 수 밖에 없는 지역과 업종이 있는데 시행도 하지 않고 안된다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임성호 조리기계조합 이사장 역시 “사회적 갈등이 초래되는 것을 기업이 책임져야 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니냐”고 언급했다.

하지만 박 장관은 “전체적인 상황을 보면 그렇다는 얘기를 한 것”이라며 “내 입장은 중앙정부가 최저임금 하한선을 정해주고 지자체별로 자율권을 주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도 최저임금 정하는 데 있어서 중소기업계가 얼마나 설득력있게 이야기하느냐에 주안점을 둬야하는 것 같다”며 “직접 들어가서 상대방을 설득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박 장관의 발언에 중소기업계 대표들은 불만을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김문식 이사장은 “최저임금에 대한 설득은 논리가 부족해서가 아닌, 정치적 논리에 의해 못하는 것”이라며 “공익위원들이 캐스팅보트를 갖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지금 꺼낸 의견들을 적극 건의하겠다”면서 “최근 열린 현안점검회의에서 공익위원에 대해 중립적 인사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너무 정치적으로 결정된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개선 등과 관련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중소기업계에선 단위기간을 최소 1년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최근 국회엔 6개월로 늘리는 법안이 계류 중이다. 이와 관련 박 장관은 “현재 관련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다음달께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며 “그 때 정확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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