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오후 방한 중인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접견하고 한중 양국간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왕 부장을 통해 전달한 구두 메시지에서 “올해 들어 문 대통령님과 여러 차례 통화를 하고 서신을 주고받으며 깊이 소통하고 중요한 합의를 이뤘다”며 “국빈방문 초청에 감사하고, 여건이 허락될 때 방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한국에서 만나 뵙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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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과 왕 부장 간에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에 대한 대화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참여국들 간의 적극적 노력을 통해 11월 15일 RCEP 공식 서명이 이뤄졌다”면서 “RCEP은 지역을 넘어 전 세계 다자주의 회복과 자유무역질서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우리 정부가 제안한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의 조속한 출범을 위한 중국 측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했고, 왕 국무위원은 대통령께서 제기하신 구상을 지지하며, 적극 협력하고자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코로나 위기와 유동적인 지역-국제 정세 속에서 한중일 3국 간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우리 정부는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정상회의의 조속한 개최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왕 국무위원은 “한국이 의장국인 정상회의 개최를 지지한다”면서 “중국의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최를 지지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도쿄, 베이징으로 이어지는 동북아 릴레이 올림픽을 ‘방역-안전 올림픽’으로 치르기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강경화 장관과 회담·오찬…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와 만찬
앞서 왕 부장은 26일 방한 첫 공식 일정으로 강 장관과 회담과 오찬을 진행했다. 3시간 넘게 이어졌던 회담과 오찬 가운데서 왕 부장은 새 정부가 들어서는 미국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왕 부장이 바이든 정부의 출범에 앞서 한국 측에 ‘균형’을 유지해달라는 압박을 가할 것이란 일각의 외교적 전망과는 달리 이번 회담에서는 주로 한중 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뤘다.
한편 왕 부장은 26일 만찬은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함께 했다. 아울러 27일에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등 여권 핵심 인사들도 만날 예정이다. 박병석 국회의장, 송영길 외교통일위원장도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