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아시아나 유상증자 무기한 연기…채무상환 리스크 불거지나

연내 만기도래 회사채 550억…ABS 2800억 등
유상증자 무기한 연기 공시…추가 1조원에 대한 부담 줄다리기
상반기내 타결 어려워…아시아나 등급 하향 압박↑
  • 등록 2020-04-01 오후 6:39:53

    수정 2020-04-01 오후 6:39:53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1조4700억원 수준의 대규모 유상증자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아시아나항공(020560)에 대한 유동성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당초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을 대주주로 맞아 대규모 유상증자시 대한항공에 비해 차입여력 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팬데믹으로 확산되며 적정 밸류에이션에 의문이 제기된 탓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기존 매각가인 2조5000억원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인수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은 추가 부담금액에 대한 50%의 지원을 요청하는 상황으로 전해지고 있다.

크레딧 업계에서는 이번 아시아나 유상증자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항공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은 물론 국적 항공기 지원에 대한 정부의 판단이 크레딧 리스크에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는 분석을 내리고 있다.

자료:본드웹 (단위:억원) 아시아나항공은 연내 만기도래 ABS 금액이 총 2809억원이다. 발행 잔액은 6633억원 수준이다. 이와는 별개로 55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연내 도래한다.
1일 금융감독원과 본드웹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장래매출채권 자산유동화증권(ABS) 잔액은 6633억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이달 21일과 24일에 각각 300억원, 100억원이 만기도래하고, 5월에 313억원, 6월에 240억원 등이 만기를 맞는다. 연내 만기도래하는 ABS는 총 2809억원 규모다. 이와 함께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회사채도 연내 550억원 규모가 만기를 맞는다.

가장 큰 문제는 코로나19로 아시아나항공의 항공운임채권이 급감하면서 ABS 트리거가 발동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유상증자 연기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유상증자가 무기한 연기된 것은 아시아나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라고 지적했다.

ABS 역시 매출 감소에 따라 이달 중 트리거 요건을 충족하게 되면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리스크는 더욱 커지게 된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HDC현대산업개발 인수가 확정된 이후 상향검토 등급감시대상에 포함됐지만,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확산하며 등급변동이 상하향 모두 열린 상태가 됐다.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은 ‘BBB-’로 투자적격 최하단에 위치해 한 단계만 떨어지더라도 정크본드(투기등급)로 추락하게 된다.

금융당국은 채권시장 안정펀드를 통해 AA급 이상 회사채, A1 이상 기업어음(CP) 등을 매입할 계획이며,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6조7000억원 규모의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를 통해 유동성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또 2조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신속인수제나 1조9000억원 규모의 산업은행 회사채 차환 발행도 지원한다.

현재로서 아시아나항공은 이 가운데 P-CBO나 산업은행의 차환발행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가장 큰 부담인 ABS의 경우 명확한 지원 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 금융위 관계자는 “ABS의 경우 명확히 규정짓지 않았지만, 무조건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HDC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006800)가 2조5000억원을 들여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한 이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항공산업의 어려움이 역대급으로 커졌다는 점에서 산업은행과 HDC간 가격 조정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HDC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키로 한 이후에도 인건비, 정비비 등 연간 1조원 가량의 추가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을 산업은행에 부담해달라고 요청했고, 이와 관련한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HDC와 산업은행의 협상은 적어도 상반기 내에 타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잦아들고 실제 펀더멘털로 나타나는 시점이 돼서야 양측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업종에 대해 유동성 지원의사를 천명한 만큼 HDC와의 협상에 있어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HDC현대산업개발로서는 딜을 파기하지 않은 채 가격 협상을 통해 적정 인수가를 찾고자 하는 것”이라며 “산업은행 등이 코로나19로 피해업종을 지원키로 한 만큼 이 부분을 고려해 협상에 나서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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