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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44명으로, 사흘 연속 300명대 중반을 기록했다. 여전히 집단감염이 산발적으로 일어나는 상황에서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철을 맞아 주요 관광지나 대형 쇼핑몰로 사람이 몰리면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2일 서울 영등포구 한 대형 쇼핑몰에는 많은 사람이 몰렸다. 연휴가 하루 지난 평일이었지만 매장 내에는 물건을 구경하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로 긴 줄이 늘어설 정도였다. 매장에서는 인원 제한을 두고 입장시 QR체크를 하는 등 방역수칙을 지켰지만, 휴식 공간에서는 거리두기 없이 마스크를 끼지 않은 채 대화하는 사람들이 다수 보였다.
인근 또 다른 쇼핑몰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난달 거리두기 조치가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로 한 단계씩 완화됐지만 여전히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는 유지된 가운데, 쇼핑몰 내 식당과 카페에서는 테이블을 따로 앉은 채 다 같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5인 이상 단체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연휴 동안 여의도 한 대형 쇼핑몰에 방문했다는 김모(27)씨는 “원래는 연휴 계획이 없었는데 날씨가 좋아져서 모처럼 갔다”며 “매장 내에서는 인원제한을 둬서 거리두기가 잘 지켜졌던 것 같은데 백화점 자체에는 그런 게 없어서 ‘여기서 코로나 한 번 터지면 난리 나겠다’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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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된 백신 접종과 함께 봄철 영향으로 방역 경각심이 사라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1일 “사흘간 연휴와 포근한 날씨 때문인지 전국 주요 관광지와 대형 쇼핑몰에 많은 사람이 몰렸다”며 “백신 접종에 더해 불어오는 봄바람으로 인해 방역에 대한 경각심이 눈 녹듯 사라진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걱정을 보였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일 대형 쇼핑몰을 찾았다는 김씨는 “백신 접종이 시작된 후기도 하고 일상을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이 느껴졌었다”며 “그런데 백화점 내 휴게시설에서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고 얘기하거나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보면서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고 덧붙였다.
연휴 동안 근교로 여행을 다녀왔다는 박모(29)씨도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한 번 정도는 여행을 다녀와도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었다”며 “아직 감염이 계속되고 있어서 두렵지만 국민이 다 백신을 맞으면 11월쯤에는 집단면역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백신에 대한 기대감과 봄철 활동에 대한 욕구가 늘어나며 재확산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또 재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현 방역 조치를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기대감으로) 코로나 유행에 대한 경계심이 완화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백신 접종이 충분히 잘 이뤄질 때까지는 지금의 방역 체계가 잘 유지돼야 한다”고 했다.
엄 교수는 또 “정부가 지금 유지하고 있는 대응 이상으로 (방역을 강화하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지금 하고 있는 대응을 국민이 잘 따르고 어떻게 노력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이어 “환자 발생이 통제되지 않고 많아지면 백신을 접종하는 과정도 힘들어지게 된다”며 “방역이 잘 안 됐을 때 피해가 커질 거라는 것을 고려해 (방역 조치) 결정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