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가 논란에…“바이오의약품 CMO로 가치 제고”

론자·삼바와 비교해 약 5조원 기업가치 산정
향후 생산능력 따라 기업가치 대폭 확대 예상
미래가치 생각하면 공모가 낮을 가능성도
  • 등록 2021-02-23 오후 6:07:11

    수정 2021-02-23 오후 6:07:11

[이데일리 왕해나 기자] 다음달 상장을 앞둔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가가 고평가 됐다는 지적에 대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에 이어 바이오의약품으로도 위탁생산(CMO) 범위를 넓혀 몸값의 정당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코로나19 백신 물량을 수주하며 인정받은 현재의 CMO 역량을 바이오의약품으로도 확대해 미래 가치로 연결하겠다는 의미다. 백신 제조 회사임에도 글로벌 CMO와 기업가치를 비교해 공모가를 과도하게 산정했다는 업계 일각의 의견에 반박하는 논리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가 23일 기업공개를 위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23일 기업공개(IPO)를 위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글로벌 탑티어 수준의 백신과 첨단 바이오 생산 기술, 공정 플랫폼을 모두 갖춘 국내 유일한 기업”이라면서 “바이오에서의 CMO 역량을 백신 이외 영역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1조4817억원 규모의 조달 금액을 △백신·CMO 생산시설 신축 등 시설투자(3934억원) △mRNA 등 신규 파이프라인과 백신 개발 등 운영자금(1800억원) △해외진출과 기초 백신 포트폴리오 확장(1680억원)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3월 코스피 상장 목표를 밝히면서 공모 희망가를 주당 4만9000원~6만5000원으로 산정했다. 기업가치는 3조7500억~4조9800억원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가 산정 방식에 의문을 제기했다. 백신 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공모가를 정하면서 비교 대상 기업에 스위스 론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CMO 전문회사를 올려두었다는 점이다. 통상 CMO 업체는 신약 개발 업체보다 연구개발(R&D) 비용 부담이 적어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또 SK바이오사이언스가 현재 가치보다는 미래 가치를 반영했다는 점도 지적됐다. 회사가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로부터 코로나19 백신을 수주하고는 있지만 코로나19 이후에도 CMO로 입지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통상 제약·바이오 기업 가치평가 방식인 주가수익비율(PER)에 근거한 방식이 아닌 생산량 대비 기업가치(EV/Capacity) 방식을 선택했다. 매장량 또는 생산능력을 중심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백신 생산능력에 따라 기업 가치가 크게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가 선정 방식을 두고 지난해 7월 상장했던 SK바이오팜의 공모가 산정 사례도 비교된다. SK바이오팜의 경우 공모가를 4만9000원에 확정해 공모가 기준 3조8373억원으로 가격을 책정했다. SK바이오팜은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획득한 뇌전증 치료약인 세노바메이트, 수면장애 치료제 솔리암페톨 등 상용화된 신약들의 가치에 근거해 기업가치를 냈다. 당시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오히려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기술 가치 기반의 회사다 보니 피어그룹을 산정하기 어렵고 제약조건 하에서 결정한 것이 생산량 대비 기업가치였다”면서 “완벽한 공모가는 아니지만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CMO 사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코로나19 백신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새로운 생산설비 구축에는 3~5년이 소요되므로 공급 측면에서 안정성이 있다”면서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이외에도)다른 백신 개발사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어 추가 계약도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바이오 업계 역시 현재 가치보다 미래 가치에 방점을 찍고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것이 이례적이지 않다고 보고 있다. 최근 코스닥 상장을 진행한 한 바이오 업체 관계자는 “비슷한 파이프라인을 가진 글로벌 회사와 상장 단계 회사를 비교해 기업가치를 설명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면서 “신약 개발 회사들은 현재 가치가 산정되기 어려운 특징이 있어 신약이 해당하는 의약품 시장 전망 등을 근거로 기업가치를 내곤 한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도 SK바이오사이언스의 미래를 생각하면 오히려 기업가치가 낮게 산정됐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생산량 대비 기업가치와 EV/파이프라인을 통해 기업가치를 산출한 삼성바이오사이언스는 2016년 상장 당시 기업가치를 10조 5676억원으로 추정했으나 현재 시가총액은 52조원에 달한다. 증권가는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상장 이후 기업가치가 10조원까지 뛰어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제약·바이오 전문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신약 파이프 라인만을 가지고 기업가치를 높게 산정하는 바이오 기업들이 아주 많다”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감 백신을 가지고 있고 임상 단계에 들어간 신약이 있으며 해외 제약사들로부터 수주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가치가 무리하게 산정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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