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난 상장사 이익…"올해가 더 무섭다"

코스피 상장사 순이익은 50% 급감..금융위기때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
1000원 팔아 51원 벌고 손에 쥐는 돈 26원..30원↓
올 1분기는 전년동기보다 14% 감소 전망
연간으론 23% 증가 유지되나.."20% 더 감익된다" 전망도
  • 등록 2020-04-01 오후 7:26:58

    수정 2020-04-01 오후 7:26:58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작년 코스피 상장회사 이익이 반토막났다. 매출은 비슷하게 올렸으나 반도체 덤핑 판매, 인건비 상승 등에 이익률이 감소했다. 1000원 어치 물건을 팔아 최종적으로 손에 쥐는 돈(순이익)이 56원에서 26원으로 30원 가량 줄어들었다. 상장사 전체 이익을 좌지우지하는 삼성전자(005930)부터도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 감소했다.

문제는 올해다. 전 세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4~5월에도 지속될 것이란 예측이 높아지면서 실물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직까지 올해 기업의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20% 가량 더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유지되고 있으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현 수준보다 20% 더 감익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1000원 팔아 호주머니에 들어오는 돈 55.7원→26.1원으로

1일 한국거래소와 상장회사협의회가 발표한 코스피 상장사 작년 사업연도 실적에 따르면 583개사(652개사 중 사업보고서 제출 유예, 감사의견 비적정 등 69개사 제외)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합계는 2006조4576억원으로 전년보다 0.47%(9조4852억원) 증가했다.

매출이 소폭 늘어났지만 이익은 형편 없었다. 영업이익은 102조285억원으로 37.04%(60조205억원)가 감소했고 순이익(지배기업 소유주 귀속)은 48조3528억원으로 52.85%(54조2059억원) 줄었다. 회계기준이 바뀌긴 했으나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순이익이 40.88% 감소한 것과 비교해도 더 큰 폭의 감소세다.

영업이익률, 순이익률이 줄어든 영향이다. 디램(DRAM), 낸드(NAND)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에 덤핑 판매가 증가했고 주52시간 제도 도입,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건비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8.11%에서 5.09%로 3.03%포인트 하락했다. 순이익률도 5.57%에서 2.61%로 2.95%포인트 떨어졌다. 2018년엔 1000원 어치를 팔면 81.1원이 남고 최종적으로 손에 쥐는 돈이 55.7원이었다면 작년엔 이 액수가 50.9원, 26.1원으로 감소했다. 기업 호주머니로 들어온 돈이 29.6원 감소한 것이다.

코스피 상장사 매출액의 11.48%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를 제외해도 순이익은 54.04% 감소해 반토막이다. 다만 영업이익에선 차이가 벌어졌다. 삼성전자를 뺄 경우 영업이익 감소폭은 28.02%로 전체 영업이익 감소폭(37.04%)보다 덜 줄어들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58조8866억원에서 27조7685억원으로 52.8% 감소한 영향이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36.3%에서 27.2%로 줄었다.

코로나에 올해 실적 불확실성 커져..“20% 추가 감익 전망”

올해 전망은 더 암울하다. 작년 삼성전자 이익이 반토막이 났지만 올해는 기저효과와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코스피 상장사 이익이 전체적으로 20% 넘게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경기침체가 현실화되면서 올해 기업들의 실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아직까지 연간으론 2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나 실적 하향 조정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56개 상장사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150조2032억원으로 작년보다 23.1%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한 달 전보다 무려 9조2200억원, 5.8% 감소한 것이다.

1분기(185개사)는 영업이익이 20조2300억원으로 이미 전년동기보다 3조2900억원, 14%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 달 전보다 11.5%(2조6300억원) 감소한 것이라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분기(174개사) 역시 24조8800억원으로 8.2%(2조2300억원) 하향 조정됐다.

특히 영업이익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삼성전자는 1분기 6조37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후 2분기엔 6조1600억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도체 가격 및 업황이 나쁘지는 않지만 미국, 유럽 등의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스마트폰 판매량이 저조할 것으로 예측된 영향이다.

코로나19가 미치는 실물 경제 파장이 아직 기업 실적 전망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만큼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도 높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융위기 당시 기업이익 전망이 고점에서 저점까지 약 39% 감익된 적이 있는데 코로나로 인해 현 수준보다 20% 감익이 예상된다”며 “금융위기 당시 약 8개월간의 이익 하향 조정이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 2분기 실적이 바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유화학, 운송, 생활소비재, 철강, 건설, 자동차 등의 실적이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될 것”이라며 “그나마 반도체, 유통사, 제약바이오 등은 이익이 선방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096770), S-Oil, 대한항공(003490), CJ CGV(079160), 티웨이항공(091810), 파라다이스(034230) 등은 1분기 적자 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제주항공(089590), 하나투어(039130), 모두투어(080160), 삼성중공업(010140), LG디스플레이(034220), OCI(010060)도 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부분 코로나19를 직격탄으로 맞은 항공, 여행 등의 업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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