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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약 두 달 뒤인 지난 12일 춘천시 동면 만천로를 지나던 화물차에서 또 맥주 수십 병이 우르르 쏟아졌다. 도로는 흰 맥주 거품과 깨진 맥주병 수백 개로 난장판이 됐고, 역시 시민들은 갈 길을 멈춰 난장판이 된 거리 일대를 치우기 시작했다. 이에 도로는 30여분 만에 말끔히 정리됐고, 2차 사고도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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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잇따라 두 번이나 사고를 냈지만 주류업체 측은 화물차주가 자신들과 계약을 맺지 않았다며 이번 사안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주류업체 관계자는 “저희가 물류 회사랑 계약하고 물류 회사와 차주분들하고 계약이 이뤄지는 시스템이다 보니까, 저희는 물류 회사에서 보상받는 부분이기 때문에 당연히 (보험을) 다 들어놨다”고 밝혔다.
해당 주류업체는 첫 번째 사고가 났던 지난 6월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진짜 마음의 힘을 보여주신 이름 모를 분들을 찾아뵙고 감사를 표하고 싶다”며 도움을 준 시민에 대한 제보와 연락처를 남겨달라고 공지했다. 아울러 해당 트럭을 운전한 기사의 해고나 징계 없이 사고는 보험처리했다고 알렸다.
당시 사건은 시민들의 미담으로 포장됐지만, 반성이나 재발 방지책을 밝히지 않고 동일한 사고를 냈다는 점에서 ‘부실 대응’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를 두고 화물차 적재물 관리에 대한 철저한 관리 감독과 처벌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차주를 대상으로 한 안전 교육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모든 자동차의 적재중량 및 적재용량에 관한 안전기준을 넘어서는 상태로 운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