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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D램 가격이 석달 전과 비교해 50% 넘게 뛰며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본격화된 분위기다. 차량용·스마트용 반도체 부족과 글로벌 반도체 생산 기지의 자연재해로 인한 공장 가동 중단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반도체 가격 상승을 부채질할 전망이 나온다.
2일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향 D램(DDR4 8기가비트)의 현물가격이 4.37달러로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규격의 D램 현물가가 4달러를 돌파한 건 2019년 4월 이후 1년 10개월만이다. PC향 D램 현물가는 지난해 12월 초 2.77달러에 불과했지만 고객사 수요가 늘어나면서 연말부터 가격이 오르기 시작해 석 달만에 50%를 넘어섰다.
D램 현물가격은 기업 간 거래(B2B) 고정거래가 상승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월 D램 고정거래가격은 3.00달러로 보합세를 보였다. 이는 지난 1월 5.26% 상승한 D램 고정거래가격을 이어간 것이다. D램 가격이 전월보다 상승한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만이었다.
반도체 가격 상승은 D램뿐만 아니라 다른 반도체로도 확산될 전망이다. 이미 낸드플래시 가격은 하반기 이후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낸드플래시는 지난해 노트북, 태블릿, 클라우드 업체의 서버 증설 등으로 매출이 24% 증가했다”며 “올해도 이런 분위기는 이어질 전망이며 전체 반도체 시장 성장률도 기존 12%보다 5~6% 포인트 높게 예측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각국 반도체 생산 기지들은 한파, 지진, 가뭄 등 자연재해로 인해 생산에 차질이 생기는 중이다. 공급 부족 심화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미 차량용 반도체는 연초부터 공급 차질이 심화되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는 추세다. 미국의 극심한 한파와 정전 사태로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NXP, 인피니언 등 차량용 반도체 전문 기업들의 공장은 지난 17일 이후 일주일이 넘도록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 부족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며 “반도체 공급 부족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