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길을 잃으면 길이 찾아온다"…박노해 '등 뒤의 그대가 있어'

2013년 작
인도네시아 프로볼링고서 만난 한 가족에게서
인생의 이유·의미 일러주는 '인간의 길' 찾아내
20년 가난·분쟁지역 걸어온 흑백사진 여정으로
  • 등록 2020-09-27 오전 4:05:02

    수정 2020-09-27 오전 4:05:02

박노해 ‘등 뒤의 그대가 있어’(사진=라카페갤러리)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먼 길을 걸어온 사람아/ 아무것도 두려워 마라/ 길을 잃으면 길이 찾아온다/ 길을 걸으면 길이 시작된다/ 길은 걷는 자의 것이니.”

이것은 주문일 거다. 아무리 멀리서 걸어왔더라도 다시 나서야 하는 길은 늘 두려운 법이다. 20여 년을 걸어왔다는 게 위안은 될지언정 해결은 못 됐을 터. 그래서 자꾸 나서는지도 모르겠다. 그것도 나침반조차 헷갈려 할 오지로만. 작가 박노해(63)가 말이다.

결국 또 그 길 끝에, 아니 그 과정에서 저이들을 다시 만났다. 티베트 초원의 강, 카슈미르 땅, 볼리비아 풀라까요 광산, 나일강 동쪽 누비아 사막, 안데스 고원길, 파키스탄 만년설산을 헤치고 누비면서.

늘 그랬듯 작가는 다른 길에서 같은 삶을 캐낸다. ‘등 뒤의 그대가 있어’(2013)는 그중 한 토막일 뿐이다. 인도네시아 자바섬 동쪽 끝 프로볼링고의 파켈빌리지란 곳이란다. 무거운 줄도 모르고 수확한 과일을 어깨에 지고 나서는 남자, 그를 배웅하는 가족, 그 뭉클한 일상을 카메라에 담아냈다. 그러곤 이렇게 대신 전한다. “이것이 고단한 노동 속에서도 내가 사는 힘이다. 내 등 뒤에 그대가 있어 나는 나아갈 수 있으니.”

내년 3월 7일까지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0길 라카페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길’(The Path)에서 볼 수 있다. 같은 장소에서 여는 18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사진에세이집 ‘길’(느린걸음)의 출간과 함께했다. 37점의 흑백사진을 걸고, 깊고도 짧은 이야기를 함께 풀어냈다. 젤라틴 실버 프린트·아카이벌 셀레늄 토닝. 작가 소장. 라카페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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