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펀드, 비용 아닌 기회…환경 테마 수혜 전망"

고숭철 NH아문디자산운용 CIO 인터뷰
공모펀드 부진 속 '그린코리아' 800억원 몰려
"韓 후발주자지만 배터리·수소경제 경쟁력"
대기업 중심?…"韓특수성·ESG 스코어링 봐야"
  • 등록 2020-10-26 오전 2:30:00

    수정 2020-10-26 오전 2:30:00

고숭철 NH아문디자산운용 CIO(사진=NH아문디자산운용)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공모 펀드 시장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약 두 달 만에 800억원을 모은 펀드가 있다. 지난 9월 3일 설정된 NH아문디자산운용의 ‘100년 기업 그린 코리아 증권투자신탁[주식]’(이하 ‘그린코리아 펀드’)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한 비재무적인 요인과 재무적 요소를 동시에 고려해 지속가능한 성장성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농협 그룹에서 유치한 400억원을 제외해도 고무적인 성과다. 지난해 나온 ‘필승코리아’ 펀드 흥행에 힘입었다는 업계 반응도 있다. 최종 책임인 고숭철 NH아문디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약 1년 동안 ESG 상품을 준비했다”면서 “마침 코로나19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한국판 뉴딜 정책에 그린 뉴딜이 포함되는 등 시기를 잘 만났다”고 말했다.

△“ESG 등급 보다 ‘지속 가능한 성장성’ 봐야”

‘그린코리아’ 펀드의 설정 후 수익률은 지난 22일 기준 -3.36%로 아직 마이너스다.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삼성전자(005930)(22.36%), 현대차(005380)(6.21%), 현대모비스(012330)(6.15%), LG화학(051910)(5.98%), NAVER(035420)(4.71%) 등이 주요 보유 종목이다. 대형주 중심으로 일각에선 일반 주식형 펀드와 차별성이 없다고 말한다. 고 CIO는 ‘편견’라고 선을 그었다. 단일 종목이 전체 시가총액 20%를 차지하는 한국 주식 시장의 특수성과 해당 기업들의 ESG 스코어링 우수성에 따랐다고 설명했다. 보유 종목 중 ESG 등급이 높지 않은 종목도 포함돼 있다. 잠재력 있는 기업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ESG 펀드는 무조건 ESG 등급이 높은 종목만 담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실제 아문디운용 포트폴리오를 보면 ESG 등급이 높은 종목보다 현재 등급은 높지 않으나 ESG 개선가능성이 높은 종목의 비중이 높은데, 후자 그룹의 수익률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그런 의미에서 장기적으로 후발 주자인 아시아 지역의 ESG 투자 수익률이 우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 CIO은 “과거 책임투자라고 하면 지배구조에 집중했지만 요즘은 환경 테마가 부각되고 정책까지 뒷받침되면서 투자 규모 확대가 예상된다”면서 “특히 한국은 배터리 사업이나 수소경제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어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고 말했다.

△ 준비만 1년3개월…“ESG는 글로벌 움직임”

유럽과 미국에선 일찌감치 ESG 투자가 자리 잡았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상반기 글로벌 ESG 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1168억 달러를 기록했다. 상반기에 벌써 지난해 214억 달러의 5배가 넘는 자금이 몰렸다. 글로벌 추세에 맞춰 국내서도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올해 초 농협금융도 ESG를 내세운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글로벌 운용사인 합작사(JV) 아문디자산운용의 도움도 컸다. 아문디운용은 1조5000억 유로(약 2016조원) 규모 유럽 1위 관리자산(AUM)을 자랑한다. 이중 3200억 유로(430조원)가 ESG 투자에 해당한다. 그만큼 ESG 분석과 시스템이 잘 갖춰 있다. 지난해 6월 프랑스 아문디 본사를 직접 찾은 고 CIO는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 받아 화상 수업 등이 진행됐다.

이에 힘입어 NH아문디운용은 자체적인 평가 방법론을 개발했다. ESG 기업분석에서 환경을 적응성(Adaptability), 사회를 책임감(Responsibility)로, 지배구조를 주주가치(Shareholder value)로 정의했다. 여기에 성장성을 더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한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가 ESG 관련 한국 기업에 대한 리서치 범위를 400여개로 확대하면서 벤치마크로 ‘MSCI Korea IMI ESG Universal Capped’를 선정했다.

고 CIO는 “유럽과 미국에선 수익률까지 입증되면서 ESG는 당연한 방향성”이라면서 “국내에선 ‘ESG가 비용’이란 편견이 남아 있지만 코로나19 이후 거부감이 많이 줄었다”고 짚었다. 그는 “유럽에서 자동차를 수출하기 위해선 강화된 배기가스 기준을 따라야 하듯 ESG를 쫓아가지 못하는 기업들은 도태될 것”이라면서 “내년에는 ESG 중 환경에 초점에 맞춰 이를 구체화한 새 상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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